- 싫어하는 사람은 뭘 해도 싫다 -
여느 때와 같은 평화로운 주말 저녁(즉 한가했던 주말 저녁).
박부장한테 톡이 왔다.
톡을 받자마자 굉장히 싫은 표정을 지었는데, 그럴 것이 회사 끝나고서까지 딱히 연락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자연스럽게 생까느냐. 를 연구해서 논문으로 만들어야 할 정도.
어쨋거나. 톡의 내용은 이러했다.
'교통 사고가 났고'.
'차가 폐차될 정도로 큰 사고였으며',
'입원 했기 때문에 당분간 출근하지 못한다'.
였다.
대략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일기를 쓰고 있는데,
결과 적으로는 대부분 맞는 말.
하지만 당시의 내 솔직한 리액션은 '시발 회사 쉬는 이유도 가지가지네'였다.
'오래 쉬실 것 같으면 사장님께 직접 연락드리는게 맞지 싶습니다' 하고 답장을 한 뒤 그냥저냥 넘어갔다.
조금 시간이 지난 뒤,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피도 눈물도 없다는 걸 깨닫고 아연실색했다.
정말 눈꼽만큼도 걱정되지 않고 그냥 짜증만 났던 것...
주위 사람들이야 기본적으로 내 편인데다가,
내가 박부장 디스하는걸 오랬동안 들어온 사람들이니 '그 사람의 평소 행동을 생각하면 자업자득'이라며 내 편을 들어줬지만,
그래도 내심 스스로의 이러한 반응에 살짝 자괴감도 들었다.
그래도 싫은건 싫은 것.
좋아하는 사람은 뭔 짓을 해도 납득거리를 찾아내는 나라는 인간은.
그 반대의 경우엔 정말 피도 눈물도 없구나...하고 새삼 느꼈다.
뭐,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던,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든 가뭄에 콩나듯 드물긴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