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에 왔다.
시험이 끝났으니 집에 올 법도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용건은 다름아닌 친구 홍식이의 결혼식이였다.
같이 살기 시작하고 둘의 사랑의 결실이 생긴지 어언 6년.
결코 길다고는 못할 시간이지만 짧다고도 못할 시간이다. 6년이라..
첫 휴가때만 해도 보행기에 타고 있던 소영이는.
벌써 무럭무럭 자라서 유치원도 다니고. 말도 잘 하고.
애교도 잘 부리고 있다.
부모님들이 자식들 크는거 보고 시간간다고 하시더니.
아직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코딱지만한 나도 소영이 보면 비슷한거 느낀다.
다만 더이상 무기력하게 시간만 가는건 싫은데 말이야.
어쨋거나 친구의 결혼식. 축하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
원래는 사회를 맡기로 했지만.
이런저런 문제가 생겨서 지난주에 다른 사람에게 시켜달라고 했다.
어쨋거나 아침에. 씻고.
와이셔츠 입고. 마이 입고. 결혼식 갈 준비를 했다.
사실 나는 캐쥬얼 지향이지만. 또 행사때는 별 수 없는 노릇이니...
아. 머리가 수습이 안되서 올백했는데. 내가 봐도 아저씨. ㄱ-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홍식이랑 별 이야긴 못했다.
인사만 간단히 했고. 축의금만 내고 말았다.
신랑이 좀 바쁘겠는가(내심 섭섭하기는 했다. 췌).
홍자한테 가서는 "아줌마!"하고 외쳤다가 신부 친구들한테 졸래 당했다.
젠장.
솔직히 식전까지는 너무 심심했다.
당초 결혼 소식을 알렸을때 온다던 은영이는 예상대로 패스.
준호는 원래 안온다고 했었고...
어머니께서는 할머니께서 위독하셔서 할머니댁 가셨고...
민석이는 제사가 있었고. 혜진이는 과제.
결과적으로는 혼자갔기 때문에. 바쁜 신랑이랑 놀지도 못하고. 심심했다.
식이 시작된 뒤에는 (예상외로) 주연이가 와서.
그나마 좀 덜 심심하게 보내긴 했다.
결혼식이야 늘 그냥 그러니. 사진만 좀 찍고 말았다.
사회를 다른 사람이 보는거 보니. 미묘하게 씁쓸하더라.
그래도 회사 동료인지. 대학 친구인지.
하객들이 대부분 아는 사람인지 호응이 좋아서 보기 좋았다.
난 홍식이랑 주연이 말고는 식장에 아는 사람이 없었으니. ㄱ-
여튼. 결혼식 잘 구경하고.
밥 든든히(먹을게 없었다)먹고 주연이랑 나왔다.
이외 자잘한 사건이라면 터미널에서 간만에 재랑이를 만나 떠들고 놀았고.
민석이랑 만나서 PSP를 돌려줬고 - 민석이 주연이한테 까칠했다 ㅋ -
주연이 보내고 집에서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고 밤에 천안에 올라왔다.
집에 오니까 새벽 2시...
이런저런 일은 많았지만. 결혼 축하해.
행복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