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찌보면 일괄적인 -
사실 처음 승낙을 받아 냈을 땐 반신반의 하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다.
반쯤 우격다짐이나 다름없었나? 조금 더 아름답고 로맨틱한 방법은 없었을까... 하는 후회 비스무리한 것과.
그래도 그런 행동력이 있었으니 쟁취해 낸 것 아닌가! 결과가 좋으면 만사 오케이지.라는 안도랄까.
의외로 벌어지면 포기(?!)하고 적응(!?)하는지,
나름 필사적이고 안절부절했던 시작점과 달리, 이후로 평화로이 몇일이 흘러갔다.
잊고 있었던, 잃어버린 줄 알았던 느낌과 감정이 새삼 신기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또 이런걸 느낄 수 있게 해 주어 고맙기도 하고.
뭐, 그랬다.
메일을 받았다.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나누면 생각이 채 정리되지 않을채 말을 하게 되거나.
혹은 생각을 정리했다 해도 완벽히 전달한다는게 힘든 일이기 때문에 글이란 매체를 선택한 것이리라.
다소 장황하고 무거운, 또 살짝 자조적인 글이였지만.
그러한 메일 자체도 우리가 무엇인가를 시작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란 생각에 기뻤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많이 흘러흘러.
일기를 쓰는 지금에 와서 그 메일을 다시 읽어보니...
어찌보면 그 사람도. 나만큼이나 독특하고 일관성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