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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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어설픈 나의 정장 -

본의아니게 밤을 새버렸다.

밤을 샌다는거 자체는 크게 문제가 없는데. 하는거 없이 밤샌게 슬프다.

시험 때문에 조금 상처 받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시험에 집중하지 못한 자신에게 사실 조금 짜증이 났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자기 할거 다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괜히 짜증이 났다.

괜찮아. 괜찮아. 지난 일 후회하지 말자.



"과거지향적"인건 단지 좋은 추억에 대해서일 뿐이다.

그 외에 실수한 일들은 얽매이지 말자.




...라고 한건 좋은데.

학교에 가려고 하니 문득 생각났다.

어제 큰맘 먹고 눈에 뵈는대로 빨래를 해 버렸더니. 죄다 축축하다!! -_-



학교에 가려니 마땅히 입을것도 없고...

일찍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수업시간이 다가오는데 급 당황했다.

놀래서 예비군복이라도 입어야 하나... 하고 옷장을 뒤져봤다.



눈에 띄는 옷이 있긴 있었다.

내가 빨 수 없는 옷. 드라이 하거나 손 세탁 해야 하는 옷.

다름 아닌 정장바지. 와이셔츠. 마이...



조금 고민했지만. 옷들을 꺼내입었다. 왠지 츄리링 입고 학교 가기는 싫었단 말이야.

사실 검은색 와이셔츠는 90... 꽤 작은 옷이라 머뭇거렸지만.

다행이 찢어지는 일 없이 무사히 입을 수 있었다. 신경은 좀 써야겠지만. 그정도는 감수해야겠지.



그리고 학교에 갔다.

당연히 사람들은 "어디 가냐?"고 물었고.

괜히 쑥쓰러웠던 나는 "어디 다녀왔다."라고만 답했다.

거울에 비친 나를 보니. 살짝 멋있어..(퍽).

은 농담이고. 여튼. 이래저래 복잡한 기분이였다.



늘 어설픈 나의 정장인가. 하고 웃었다.





- 가벼운 만남 -

오늘은 아르바이트가 있는 날이다. 출근했다.

간만에 제 시간에 출근했다. 지난주는 시험 때문에 늘 늦게 출근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시간을 때웠다.

어쨋거나 일을 몇달...까지는 아니지만. 하다보니 이제 손님들도 대충 눈에 익었고.

우리과 사람들도 이래저래 제법 알게 됐고.

몇몇 사람들은 농담을 던지거나 인사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자주 오는 손님중에 의대 여자애가 있다.

스스로는 꽤 나이가 많다. 라고 생각하는 것 같던데.

내 입장에서는 25살도 그렇게 많아 뵈진 않는다.



하긴. 생각해 보니 23살이 4학년이니. 25살에 학생이면 스스로 많다고 생각할지도.

여튼. 내 타입도. 취향은 아니지만.

의외로 느긋하고 싹싹한 성격이라 이야기하는건 재밌다.

따로 시간 낸적도 없고. 손님 없을때 잠깐 이야기 하는 정도지만.



그러다가 오늘 시험이야기가 나왔다.

의대니까. 역시 국가고시를 패스해야 뭔가 되긴 되나보다.

나는 지난주에 조조할인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실패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혼자 보는 것도 못할거 같더니 하니까 익숙해지더라고.



그렇게 쓸데없는 소릴 하다보니.

같이 밥먹고 영화나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앞서 언급했듯이 내 취향은 아니지만. 사람 자체는 상당히 괜찮다.

한번쯤 만나서 노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싶었다.



연락처도 주고 받았다.

문제는 여기부터.










그래. 사실 문제는.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아무생각없이 이뤄진다는 거다. -_-

나는 그냥 아무생각없이 대화를 하는데 필요없는 이벤트가 생긴달까.

내가 잘났다는게 아니고. 상대방이 저렴하다는 것도 아니고.

죽을만큼 외로운 것도 아닌데. 이 사람이 정말 내 사람이다! 라는 느낌이 오는 것도 아닌데.

왜 이래야하나?! 하는 비릿한 느낌?!



물론 영화한편보고 밥한끼 먹는다고 사귄다는건 아니지만.

전례도 있고...(지금 생각하니 그 아이에겐 좀 미안핟).





내가 정말 누가 필요한건지. 아니면 그저 가벼운 인간일 뿐인건지.

순간 비릿한 느낌이 들어서 짜증이 났다.



나중에 생각해보고. 정말 여유가 있다면 만날 약속을 잡아야 겠다.





- 옛 연인이 하는 지난 연인 이야기 -

뭐든지 극단적으로 치닫지 않으면 결심하지 못하고.

뭐든지 극단적으로 치닫아야 뭔가를 결심하는건 상당히 나쁜 버릇이다.

그것은 이른바. 맵고 끊는 것을 제대로 못한다는 소리다.



사실 헤어진 뒤에는 좋은 모습만 보이려 했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았다. 아니 그러지 못했다는게 정확한 표현일거 같다.

더 이상 도망칠 곳도. 나빠질 것도 없는 상황에 다다르고 나서야. 그제서야 느꼈다.



이성과 감정의 조율.이라는 것.

이후로는 놀라울 정도로 안정됐다.

물론 여전히 그립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하지만. 뭐랄까. 식은 느낌?

아. 어휘 선택이 명확히 안된다. 그러니까. 감정이 이성을 누를 정도는 아닌 느낌?!

더 폐를 끼치는 것도 곤란하고.. 그래서.





사실 정말 우연히 만나거나.

혹은 꼬맹이가 미쳐서 먼저 다가와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그런 있을리 없는 이벤트도 나름 꿈꾸고 있지만.

한편으로 나는 그냥. 이대로 있으면 좋겠다.

그래. 이게 정말 마음껏 좋아하다 새 사람을 만나거나. 지치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에 스스로도 안도했다. 굳이 사건사고 만들 필욘 없었는데 왜그렇게 난리를 쳤을까.

난리 칠거 다 치고 나서야 느끼는 나도 참...





마음은 대충 그렇게 정리됐다.



이후의 문제는 그것. (있을리 없더라도) 다시 만나게 되면.

어떻게 해야 되나? 어떤 이야길 해야하나. 난 뭔가를 확인해야하나? 뭐 그런 사소한 문제?

사실 내가 그렇게 흥분하고 화를 낸 이유는 무엇이였을까.

왜 머리에서 피가 빠져나가고 난 다음에는 금방 그렇게 체념하게 된걸까.

난 뭘 그렇게 이해하려고 한걸까. 그리고 걔는 뭘 그렇게 잘못했나. 나는 뭘 그리 잘했지?

걔는 뭘 그렇게 잘 했나. 나는 뭘 그렇게 잘못했지?



그런 느낌.

은영이랑 짧게 통화를 했다. 아. 짧지는 않았던가.

정작 통화내용은 위에 언급한 의대 아가씨에 대한 내용이였다.

변해가는 연애관. 사람이 필요한지 여부에 대한 한탄. 뭐 그런 이야기들?



그러다가 문득. 의외로. 나도. 꼬맹이도. 그저 평범했던거 아닐까.



몇일전에 난리친 이후.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했다.

내가 제일 싫었던건. 사실 이별과는 별로 상관도 없었던 일에 대한.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마냥 믿었던 시절에 대한 배신감?! 그런 감정과 더불어.

아직 좋아하기 때문일까. 그걸 이해하려고 하는 나였다.



그래서 굉장히 이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렇게 억지로 뜯어맞추고 좋아하면. 돌아와도 의미없잖아(그럴리 없다고 해도).

나도 그런 적이 있으니 벌 받는거다. 라는 생각도 했었고...



근데 그럴 것도 없이 그냥 원래 그런거란다. 다들 그럴 때란다.

그 말에 왠지 모르게 안도했다.

또 언제 솟아오를지 모르겠지만. 이해를 하려느니 마느니 하는 비릿한 느낌도 사라졌다.

그래 뭐. 있을 수도 있는 일이였지. 누가 잘했느니 못했느니.

아마 그때 알았어도. 지금처럼 화를 냈어도 어떻게든 답을 내려고 했겠지.

결과는 어찌됐던...





기분이 굉장히 좋아졌다. 머리속에 있던 이상야릇 찝찝한 기분이 사라졌다.

물론 있던 일이 없는 일이 되진 않고. 우린 여전히 헤어져 있지만.

그냥 좀 단순해졌다.

그래. 좋아하면 좋아하는거지 뭐. -_-





- 나도. 꼬맹이도. 평범한 사람 A와 B.-

...남들이 보기엔 껍질을 벗어던진게 아니라.

오히려 더 똘똘 뭉쳐서. 나 맘껏 좋아하겠다! 라는 말에서 벗어난게 없다는 점에.

비웃을 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문득 든다.

그래도 이제 사건사고 발생과. 민폐는 안 끼치려고 하고.

지금은 말 그대로. 정말 힘들다기 보단. 나름 좋아하는 지금을 즐기고 있다.



꼬맹이가 대단한 사람이라서가 아니고.

내가 정말 한심한 사람이라서도 아니다.

나도. 그녀석도 그저 평범한 사람 중에 한사람. 또 한사람.

하지만 다들 평범하다고 아무나 좋아하진 않잖아.





말은 이래도. 추억속에서 살고. 늘 삽질만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난 새로운 인연도. 굉장히 고대하고 있다.

억지로 만나는 게 아니라. 자연스레 다가올 어떤 사람에 대해서.

연애 자체를 필요에 의해. 이질감 느끼면서 하고 싶진 않아서.

솔직히 지금은 누가 단순히 "괜찮다"라는 이유만으로는 사귀고 싶지 않다.



그리고.

역시나 어느날 문득 꼬맹이가 말을 걸어오는 일상도 기대하고 있다.

물론 그때도 내가 아직 꼬맹이를 좋아하고 있다면.

좋아하고 있더라도 너무 닳고 닳아서 어찌할 수 없을때가 아니라면. 그렇다면.

그런 것만으로도 나름 괜찮을 것 같다.



어제까진 뭔가 확인하고 싶고. 짜증도 났고. 배신감도 느꼈는데.

그냥 그렇다. 라는 생각으로 변했다. 그래 뭐. 이제와서 어쩔거야. 라는 느낌.

좋아하면. 그걸로 된거지. 그래.

그렇게 그냥. 나름대로 열심히 계속 살자.

웃고. 즐기고. 힘들면 울고. 바람도 쐬면서. 친구랑 이야기도 하고. 담배도 피고.

나같이 가벼운 인간이 무거우려고 하니 아무것도 안되는거다.






연애에 이기고 지는게 어딨나. 승리감 같은건 모르겠다.

물론 꼬맹이에게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기지 않았다면야.

지금만큼 힘들지 않을거라는 말은 동의하지만.

오히려 나란 사람의 행동은 더 어정쩡하지 않았을까.

좋게 생각하는 것도 병이라면 병이지만. 지금 상황도 나름대로 괜찮다.





- 말 -

나도 상대방에게 말할때 아마 그럴거라고 생각하지만.

내 말이 당연하다고 느낄때 상대소리는 개소리로 들리는 경향이 있을지도.

앞으로는 누구에게 말할때 단정짓지말고. 또 내 뜻을 일방적으로 알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건 애초에 관심을 끊겠다는 소리일려나;















일기 너무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