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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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석이 결혼식날 아침 -

아침엔 일찍 눈이 떠졌다.

소심한 내 성격에 사회 볼 것 걱정에 잠 못자진 않을까, 생각했는데.

다행히 눈 좀 붙여서 피곤하진 않았다.



8시가 되기 조금 전, 집을 나서서 집 근처 미용실에 갔다.

민석이가 결혼하는 곳이 제법 먼 곳이라 머리를 손질하려면 아침 일찍 해야했는데.

누가 남자 한명 머리 손질한다고 일찍 가게를 열어주겠는가.

때문에 내가 직접 머리 만지고 가야하나.. 하면서 조금 걱정했는데.

다행히 어머니 단골 가게에 이야기가 되서 거기로 갔다.



이래저래 머리를 손질하고 출발!

대절버스는 시청에 있다고 해서, 준호 태우고 시청으로 갔다.

차 세우고 내리자마자 홍식이도 발견. 간단히 근황 이야기를 나눈 뒤 버스를 탔다.

얼굴은 기억나지만 친하지 않은(..) 동창들도 몇 명 보이더라.

나름 가까이 지내는 애들도 있고.



어쨋거나 어느덧 시간이 되어 출발!





- 민석이 결혼식 1시간 전 -

도착할 즈음이 되어 거울을 보니. 굳이 머리 만질 이유가 있었나... 싶었다.

그럴 것이 처음에 딱 셋팅했을 땐 나름대로 이뻣는데.

버스에서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다보니 많이 흐트러져 있었던 것.

뭐... 별 수 없지 -3-



홍식이가 검색해본 바로는 구미에서 결혼식장 까지는 약 140Km라던데.

예상외로 도착하기까지는 2시간 30분 가까이 걸렸다.

그야말로 산넘고 물건너 갔는데, 외진 곳임에도 도시 정비는 제법 깔끔하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인기척이 없어서 조금 느낌이 이상했달까...

도시도 아니고 시골도 아닌. 개인적으론 조금 어색한 느낌의 도시, 아니다. 동네였다.



그리고 버스가 섰다. 사람들이 하나둘 내리기 시작했다.

나도 느지막히 내렸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봤는데, 조금 위화감이 들었다.

분명히 어제 다음 거리뷰로 예식장 사진을 확인했었는데.

눈 앞의 건물은 내가 어제 본 그 건물과 0.1%도 닮지 않았던 것.

이상하다?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하던 찰나 앞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잘못왔다!'



아아. 기사님이 위치를 잘못 알았나보군.

하면서 버스에 다시 올랐다.

계획상으론 최소 1시간 정도는 일찍 도착해서 연습도 하려고 했는데.

벌써 식 시작 30분 전이다. 솔직히 지금 도착해도 늦었다.



예상외로 침착했었는데, 이때를 기점으로 등줄기에 불안함이 스쳐지나갔다.

오늘 괜찮을까?





- 민석이 결혼식 30분 전 -

도착했다. 이번엔 다음 거리뷰에서 본 건물과 똑같다.

허겁지겁 식장으로 올라갔다.

민석이 부모님과 민석이가 손님들께 인사를 하고 있었다.

나도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민석이랑 이야기 좀 하고 싶었는데. 할 말도 있었는데.

가자마자 진행요원한테 질질 끌려갔다.



사회자 자리로 가서 대본을 건네받았다.

생각보단(어디까지나 생각보단) 자세히 써 있었다.

문제는 그간 내가 연습했던거랑은 전혀 다르다는거? ㅋㅋ

기본 틀은 같았지만 표현 방법이 다르달까... 뭐. 좀 애매했다.

한두번 연습해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없었다.



그러는 와중에 또 누군가가 와서 말을 걸었다.

"주례선생님이 보자고 하십니다-" 아아. 맞다. 나도 주례 선생님께 볼일이 있다.

적어도 이름이랑 약력은 알려줘야 할 것 아니야.

하면서 주례 선생님을 만났다.

난 성함과 간단한 약력 같은걸 물어봤고. 선생님은 민석이의 연애담에 대해 물어봤다.

시계를 들여다봤다. 10분전이다.

아직 대본한번 읽어보지 못했는데 벌써 10분 전이다.

짜증나게 주례 선생님은 너무 느긋하다. 결국 죄송하게 말을 잘랐다.

'이제 식 시작인데, 식 시작 전에 대본 연습 한번 하러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자리로 돌아왔다.

연습은 개뿔.

식 시작 5분 전. 바로 마이크를 잡아 안내 방송을 했다.



"안내말씀 드립니다.

  잠시 후 신랑 이민석군과 신부 최홍랑양의 결혼식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찾아주신 하객 여러분 께서는 식장으로 입장해주시길 바랍니다."




- 민석이 결혼식 -

솔직히 말하면. 큰 실수는 없었지만 잘하지도 못했다.

난 정말 해야할 말만 했고. 밋밋하고 재미없게 식순을 하나하나 진행했다.

주례 선생님이 대본따윈 무시하고 멋대로 진행할 땐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다행히 큰 사고없이 무사히 지나갔다.



생각해보니 주변사람 결혼식을 이렇게 찬찬히 본 건 처음인 것 같다.

민석이도, 홍랑이 누나도 너무 예뻐서 기분이 묘했다.

평소에 볼 때랑 또 다른 기분. 둘다 너무너무 보기 좋았다.

그래서일까. 오늘 같은 날, 추억거리 하나 없이 무미건조하게 진행했던게 좀 많이 미안했다.





- 뒷 이야기 -

사진 촬영하는 한 쌍을 보며 꽤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저렇게 사랑하고.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을 언젠가는 만나게 될까?

난 왜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졌던걸까.

기타 등등. 여러가지 생각.





- 뒷 이야기 Part.II -

뭐. 여튼 식이 끝난 이후에는 식당에서 밥 먹고 놀았다.

집에 오는 길에는 관광버스에서 민석이 친척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

노래와 춤으로 어른들을 웃겨드렸다. 피곤하긴 했지만 재밌었다.



특히 어떤 분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제법 나이가 있으심에도 젊은 우리 못지않게 신나게 노시던 분이 계셨는데.

개인적으론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했다.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니까 말이야.





- 뒷 이야기 III -

드디어 가버렸다고 하니 시원섭섭하다.

난 언제나 장가... 아니. 또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될런지.



에헴.

늘 오늘같이 서로 웃으며 행복하게 살길 바래. 정말로 축하해.

오늘 너희 너~무 예쁘더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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