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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1 20:22

[2016/12/05] 가족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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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여행. 

내가 자리를 잡고 있지 못한 까닭과 버파가 나이를 먹어 몸이 아픈 것, 형의 비협조 등 여러가지 이유로 가족 여행을 가본 지 한참이 됐다.

내 기억으로는 군대가기 전 가족 여행이 온가족이 마지막으로 간 여행이었다.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 하고 있지만 어찌저찌 부모님으로부터 가족 여행을 짜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어머니께서 형에게 서울 구경도 하고 아들 집에도 가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형이 자신은 서울을 잘 모른다고

내게 물어보라고 했다며 여행 계획을 짜보라고 하셨다.


나는 어쩌면 이번이 우리 가족의 마지막 여행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오케이를 했고 열심히 계획을 짜서 2가지의 안을 형에게 제출했다.

형의 반응은 뻘쭘하면 어쩌지? 였는데 10년 만에 가는 가족 여행이니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가족 여행을 위해 제법 정기적으로 다니는 것 같은 원균이에게 조언을 구했을 때 

'가족 여행 별 거 없다. 가족 여행도 자꾸 해봐야 는다. 안 그러면 가족끼리도 어색한 관계로 남는다.' 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으니까.


그래도 나름 서울 생활하며 가 봤던 곳 중에 부모님과 함께 오고 싶었던 곳을 위주로 선정하여

알차게 계획을 짰건만, 형과 아버지가 예약을 마친 밤에 갑자기 계획을 뒤엎었다.


서운했다. 이럴 거면 예약하기 전에 말하지. 형은 부모님이 좋다고 했다고 제주도로 일정을 바꿔도 되겠냐고 물었고

나는 부모님이 가고 싶어했던 여행이기에 어딘가 쎄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그러자고 했다. 

역시나 형의 말과 달리 어머니는 이미 예약이 다 잡힌 상황에서 어떡할 거냐고 그냥 짜 놓은대로 하라고 하셨고 

아버지께서는 제주도가 괜찮을 것 같다고 하셔서 한바탕하고 어머니께서 먼저 들어가서 주무셨다고 한다.

형은 내게 제대로 상황 설명을 하지 않은 채 자기가 원하는대로 대안도 없이 갑자기 제주도로 계획을 바꿔버린 것이었다.


다음 날, 형이 내게 언제갈 거냐고 묻기에 일정은 형이 다 짰을 테니 '형 갈 때 같이 가지.' 라고 대답을 했다.

그런데 부모님 여행 오셨는데 덩그러니 둘 거냐고 불같이 화를 내더라. 

나는 황당해하며 그럼 부모님이랑 비슷하게 도착하게 끊어줘 라고 했고 언제 다시 서울로 올 거냐는 말에 '형이랑 같이 오지'라고 했더니 

또 불같이 화를 내더라. 자기가 원하는 그림대로 안 이뤄진다고 화 내는 것처럼 보여서 기분이 영 쎄했다.

내 대답을 듣고 아주 퉁명한 목소리로 '알았어'하고 끊어버리고선 1시간 후 내 비행기 예약 사진을 카톡으로 받았다.


가는 것은 일찍 가고 올라오는 비행기표는 형과 함께 올라가는 것이었다. 

내가 먼저 가서 있길 바라면 그렇게 처음부터 자신이 일하다 늦게가니 부모님 좀 부탁한다고 말을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그날 새벽 2시에 형에게서 일정을 비롯한 1일차 숙박 계획이 왔고 딱 봐도 급하게 인터넷 검색해서 

대충 짰구나 하는 생각에 무시하고 그냥 잤다.


여행 당일, 혼자서는 처음 타보는 비행기였기에 미리 김포 공항으로 출발했고 2시간 전에 도착했다.

미리 티켓을 받고 커피 한 잔하면서 시간을 떼우다 일찌감치 비행기에 타서 신기해했다.


어쨌건 내 목표는 10년만의 가족 여행을 성공시키는 것이었으니까 공 넘어갔으니 그냥 다녀오자는 마음이었다.

공항 일찍 도착해서 비행기 수속을 밟고 1시간 정도 기다려서 제주도로 날아가니 부모님이 계셨다. 


만나자마자 아버지께서 '아빠가 갑자기 일정바꿔서 미안하다?' 라고 하셨지만 형에게 이유를 들어야 속이 시원할 것 같아서

긍정도 부정도 안하고 그냥 웃었다. 


렌터카를 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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