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록이가 내려왔다 -
상록이가 내려왔다.
민석이도 마산가고, 준호는 가족여행. 이번주는 어째 가족의 주다.
그래 뭐. 가족끼리 단란한 시간도 보내고 해야지 뭐.
평소 같았으면 상록이도 내려왔겠다,
집에서 한껏 뒹굴거리다가 온가족이 저녁 먹으면서 술 한잔하는 패턴이였겠으나...
아쉽게도 오늘 아침에 아버지께서 잇몸 수술을 하셨고,
어머니께선 모임이 있으셧던지라 평소처럼 진행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런 이유로 평소와는 다르게 흘러갔다.
- 전쟁이 나면 어떻게 해? -
상록이는 얼마전에 한국사 관련 시험을 쳤다.
준호도 그렇고 그거 치는 사람이 많네..
어쨋거나. 그 영향인지 상록이는 요즘 무슨 이야기만 하면 역사적 사건과 연결지어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달변가라 그런지 크게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해서 가볍게 들을 만 하고,
합격 이후 급격히 지식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역사사건 인용이라는 습성이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
어쨋거나 근래의 사태에 대해 동생과 이런저런 이야길 했다.
이때까지는 대부분의 사건에 대해 그냥저냥 넘겼지만,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서는 굉장히 분노하고 있더라.
'군인만 아니였어도 나도 촛불 들었을지도 모르겠다'는 말 까지 하는 것으로 미루어,
다들 이렇게 분노해서 광장으로 나가는걸까... 싶었다.
이야기를 듣던 중, 문득 궁금한게 생겨서 물어봤다.
'보통 보수쪽 정당은 지지율이 떨어지거나 하면, 안보 카드를 꺼내들어 지지율 반등을 노리잖아?'
'보통 그렇지.'
'그리고 요 근래 북한은 몇번이고 시끄럽게 굴었잖아'
'근래 그랬지.'
'지금 나라가 어수선하잖아?'
'그렇지'
'그럼 6.25 때 처럼 북한이 급습한다는 가정하에, 여전히 군 통수권은 그분이 쥐고 있겠네?'
'....그렇지'
라고 대답을 하며, 상록이는 책장의 장교 임명패를 만지작 거렸다.
임명자 박근혜라고 선명히 기록되어 있다.
문득 소름이 돋았다.
그럴 일이야 있겠지만. 만약 그런 일이 생길경우. 그 사람 밑에서 군인들이, 국민들이 결집할 수 있을까?
이미 여러가지 일로 무능함을 실컷 보여준 그 사람이 지휘한다니.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
그 당사자인 군인들은 더 할지도 모르겠다.
- 군인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
초저녁엔 집에서 떠들다가, 오후엔 밖에서 밥과 술을 사마셨다.
집에서는 그렇게 프리하게 그분을 디스하던 상록이도, 밖에서는 관련 화제에 대해서는 입도 뻥끗 안하더라.
안들키면 그만이지만 들키면 문제가 또 큰지라,
해당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발언도 하지 않고,
sns도 하지 않으며, 촛불시위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않는댄다.
군인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니까.
하아. 나라꼴이 언제까지 이 모양일까.
전 세대가 정치에 대해 비교적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가 왔지만. 그래도 뭔가 아쉽다.
뭔가 어수선하다. 부디 이 문제가 빨리빨리 정리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