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조회 수 492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결혼정보회사 -


 광고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결혼해 듀오! 업계1위 가연! 같은건 쉽게 볼 수 있는 캐치프라이즈고, 

 가끔 서울가면 지하철역 같은데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어릴 때만 하더라도 내가 결혼정보 업체를 이용할거라곤 터럭만큼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연애를 많이 해본건 아니지만, 

 그래도 연애를 하거나, 누군가를 그리워 하거나 하는 등, 마음속에 아무도 없던 시절 자체는 그리 길지 않았던터라,

 어찌됐건 결혼은 연애결혼으로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이왕 결혼을 한다면, 연애결혼이 좋다고 생각했고, 하는 것도 사실이긴 하다.



 돌이켜보면 제대로 된 연애를 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인 것 같다.

 여자보는 눈이 개판인건지, 헤어지고 나니 상대를 평가절하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돌이켜보면 제대로 된 여자와 제대로 된 연애를 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옛 여자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돌이켜보면 그렇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있어서 나는. 좋지도 싫지도 않은. 그냥 기억나지 않는 사람일 뿐이다.



 서른 살이 될 무렵 생각했던 것 같다.

 당시의 나는 결혼은 빨리해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지금도 결혼 자체는 빠른게 좋다고 생각한다.

 29살의 끝자락에 어떤 사람을 만났었고. 

 약 1년이 안되는 시간을 만나고. 만난 시간의 두배 가량을 그리워하다 보니.

 어느새 33살이 되어 버렸다.



 이별 직후. 31살이 되었을 무렵. 

 정 안되면 결혼 정보업체라도 가입해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어찌 잘 되지 않았었다.

 어쩌면 멍청한 왕자가 정신을 고쳐먹을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조금 낙관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쨋거나 그렇게 정신차리고 보니 33살이 되었다.



 그리고 34살을 앞둔 지금.

 심지어 친한 친구 마저도 '너 스트레스 받는거 보기 싫다. 결혼해라'라고 말하는 시점이 온 이상.

 뭔가 노력이라도 해야겠다 싶어. 결혼정보 업체에 상담을 다녀왔다.




 - 상담을 받고 나서 -

 구미에도 결혼정보 업체는 있지만. 일단은 큰 회사 가입하는게 낫겠다 싶어.

 서로 업계 1위라고 자랑하는 D사와 G사에 상담을 받기로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D사와 G사의 대구지사는, 서로 마주보고 있었기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진 않았다.

 2시간 간격으로 상담 예약을 잡고. 대구로 갔다.  

 대구는 오랫만이다. 내가 운전하지 않고 기차로 타 지역에 나오는 것도 제법 오랫만이다.

 

 먼저 간 것은 G사였고, 상담을 받은 뒤 점심을 먹고, D사에 가서 상담을 받았다.

 이날 최대의 수확은 점심을 먹었던 초밥집이였다. 골목에 있는 허름한 초밥집이였는데, 제법 괜찮았다.

 기회가 된다면 또 가고 싶을 정도였다. 다음에는 연인과 가면 좋으려나.

 과연.




 - 어찌됐건 결혼을 하자고 받는 상담 -

 상담을 받고 나서 든 생각은. 이 사람들 진짜 달변가다. 보험 판매쟁이랑 똑같다.

 보험이나 대출 권유와 다른 점은, 상담을 받는 사람이 '약자'라는 것이겠다.

 아. 물론 대출 같은 것도 돈을 빌리려는 것이다보니 약자일 수도 있겠지만,.. 대출을 안해봐서 모르겠다.

 다만 의아했던건 상담을 받기 전엔 업체가 다 고만고만해 보였는데, 각 회사의 지향점이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를테면 G사의 경우엔, '감성'운운을 많이 한다.

 매니저의 말로는 자기들은 가입을 하고, '결혼'에 성공해야 인센티브가 나온댄다.

 그래서 매칭을 함에 있어서도 감정적인 부분을 많이 고려한다고 하며, 그로 인해서 여성 회원이 많다고 한다.

 실제로 상담과 설문에 있어 가장 많이 묻는건 내 지난 연애나, 취향, 성향이였다.

 대신 조건적인 부분은 좀 낮출것을 권하며, 나의 조건이 나쁨에 대해 이리저리 디스를 했다.

 소개를 해 줌에 있어 사진이 비공개인 것도 특이했다.

 얼굴을 보면 선입관이 생겨서 오히려 성공률이 낮다나? 자기들은 기본이 사진 비공개라고 한다.

 대신 조건에 대해서는 검증팀이 검증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거짓일 수가 없다고.



 반대로 D사는 '조건'이 최우선이였다.

 사진이고 뭐고 다 공개고. 원하는 최고의 조건을 갖춘 여자를 소개시켜 준다고 한다.

 대신 꼬시는건 내 능력. 자신들이 하는건 '원하는 조건의 이성을 데려와 주는 것'이라고 한다.

 때문에 내 취향보다는 내가 원하는 '조건'에 상담이 맞춰져 있고.

 이들은 나 자신보다는 부모님의 자산이나 능력을 보기 때문에 비교적 후한 점수를 내려줬다.



 요는 취향이냐 조건이냐의 문제.

 접근방식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이 신기하긴 신기했다.

 한편 G사는 매니저가 열정이 넘치다 못해 흘러내릴 정도였고.

 D사는 약간 업계 1위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복부인 같은 느낌이였다.



 두 회사의 공통점이라면.

 '나이차이가 나면 좋겠다'라는 내 말에 정색했다는 점과(..).

 (아니, 나는 무능해도 나이차이 나는게 좋다는데, 내가 돈내고 하는건데 그리 정색할 것 까지야...)

 (내가 6살씩 차이나는 여자를 데려오라고 한 것도 아니고, 2~3살 이야기 했을 뿐인데!)

 바로 계약하려고 자연스럽게 상담용지에 계약서도 끼워 넣더라는 점.




 뭐. 어쨋거나 상담 자체는 좋은 경험이였다.

 미적지근하게 시간을 보낼 생각은 없으니 올해가 가기 전에 한군데 결정하긴 할거지만...

 그래도 이 시점까지는. 왕자님이 돌아오길 꿈꾸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기다리던 크리스마스의 기적은.

 기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