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건 그저 노력의 산물 -
잔업하던 중 심심해서 남억이한테 말을 걸었다.
못 본지 몇년이 됐니마니하는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눴다.
남억이랑 같이 학교를 다녔던건 고작 고등학교 1학년 때 뿐.
2학년 때 대구로 전학가는 바람에 이후로는 못 봤다.
그래도 군 전역할 즈음 까지는 틈틈히 얼굴도 보고 살았는데 어느샌가 자연스레 안 보게 됐다.
딱히 싸운 것도 아니고 자연스레 그냥저냥한 사이가 된 것.
이야기해보니 정말 못 본지도 오래됐고.
허울만 동창이고 친구지 이젠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 싶었다.
뭐 그렇다고 싫었다. 이런 이야긴 아니고...
그냥 시간과 거리가 갈라지면, 정말 자연스레 멀어지는구나 싶었다.
에잉. 다음주에 놀러 갔었어야 했어...!!
그러다 문득, 생각나서 주연이 안부를 물어봤다.
근처에 살아서 그런지 주연이는 가끔 본다고, 지난 달에도 봤댄다.
요즘 뭐하냐고 물어봤다.
언뜻 기억엔 내가 인천에 교육 받으러 갈 때 복학해서.
증권쪽에 취직하고 싶다고 했던게 기억나서이다.
주연이는 삼정전자에 취직했다고 한다.
요즘 같이 힘들 때 취직하다니, 일단 감탄이 나왔다.
열심히 했나보다...
그와 동시에 이유없이 질투심이랄까, 시기심이 고개를 쳐들었다.
이유없이 기분도 썩 좋지 않았다.
그래, 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사람이였나보다.
옛날엔 비슷했었는데~ 라는 자괴라던가.
군생활에 관련된 이유없는 비난이라던가.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갑자기 잔업하고 있는 내가, 옆에서 시끄럽게 돌아가는 기계가 짜증이 났다.
정말 사람이 작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녀석도 노력했을텐데 말이야...
뭐. 이젠 친구니 뭐니 할 것도 없이 남이나 다름없지만.
그냥 묘하게 싱숭생숭.
사회생활이 년수로는 3년에 접어들었는데. 나이도 20대의 막바지인데.
참 사람이 작고 찌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30년에 가까운 생활을 무엇을 하며 보냈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