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것은 개꿈 -
이하 내용은 꿈 이야기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실제로 있었던 일도 아닌. 그냥 꿈 이야기.
준호, 민석이랑 셋이서 술을 마셨다.
아주 많이 마셨다. 취기가 오른 상태로 비틀비틀비틀.
굉장히 오랫만에 느끼는 기분이다(생각해보면 셋이 술 마신 것 자체가 이미 판타지)
달이 차오른다~ 가자.
하고 길을 걷던 찰나, 주머니에서 어떤 느낌이 났다.
휴대폰이 위잉위잉 떨고 있다. 추워서 떠는건 아닐테고... 꺼내보니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호다. 뭐지? 뭘까.
사실 명확히 이상한 번호라면 모를까. 단순히 모르는 번호라면 나는 일단 전화를 받고 본다.
혹시 내가 저장해두지 않은, 업무상 아는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고객님. 이번에 저희가 어쩌고 쏼라쏼라'
...아놔. 광고전화다.
근데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뭐지. 뭐지? 낯익은 목소리 같다.
이거 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다.
'야! 너...'
하고 소리지를 찰나, 뭔가 얼얼함을 느꼈다.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후드를 둘러쓴 사람이 날 때렸다.
너무 순식간의 일이라 어처구니 없다는 시선으로 그 사람을 바라봤다.
민석이랑 준호는 내가 술김에 행인이랑 부딪힌줄 알았는지, 'ㅄ ㅋㅋㅋㅋㅋ'하면서 쳐다보고 있었다.
일단 급한건 이게 아니다.
나는 짧게 사과의 제스쳐를 보이고 다시 전화에 집중했다.
'야! 너 김은유지!'
상대방의 반응에 작은 장난기 같은게 느껴진다.
김은유가 분명하다. 그리고 이 즈음 나는 이게 꿈이라는걸 깨달았던 것 같다.
나는 미친 사람처럼 계속 소리를 질렀다.
야! 야! 김은유! 야!
그리고 순간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아. 저 미친놈. 검은 후드를 둘러쓴 미친놈이 나를 찔렀다.
날붙이는 보이지 않지만, 느낌으로 봐선 분명 찔린게 분명하다.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민석이가 미친놈한테 날라차기를 시전했고.
나는 민석이의 날라차기를 보면서 잠에서 깼다.
...꿈에서라도 좀 잘 풀리면 어디가 덧나나.
꿈에서 깨고 나서야 깨달았다.
사진을 찾아보거나 하지 않으면. 이젠 얼굴을 잘 떠올리지도 못한다는 것을..
원래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간이 진짜 많이 지나갔구나.
자기가 죽는 꿈은 길몽이라던데.
과연 올해의 마무리나 내년은 잘 풀릴런지. 모르겠다.
다만 아침부터 민석이랑 준호 단체톡에 꿈 이야길 떠들어댔으니. 효력은 끝났을지도?
아니 뭐. 길몽이라기 보다는.
그냥 김은유 개꿈. 이 아닐까 싶다.
아이고. 추운 겨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