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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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리플 카드 -


 이틀 전인 8월 6일. 홍석이가 근무하는 회사에서 새로운 카카오톡 게임을 선보였다.


 헥사랑 비슷한 퍼즐형식의 게임인데, 홍석이가 몇일 전부터 이야길 해줬기 때문에 그날 바로 받아서 게임을 했다.


 난 생각보다 재밌어서 지금도 즐기고 있긴 한데. 


 전체적인 반응은 평이한 듯. 아니, 아무 반응도 없다고 해야하나.




 난 내가 만드는 부품이 장비에서 어떤 역활을 하는지 잘 모른다. 


 그저 설계된 도면대로 가공할 뿐.


 그래서일까 완정된 제품을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게임 개발 같은 것은 굉장히 멋진 것 같다.


 왠지 신기하고. 잘됐으면 좋겠고. 뭐 이런저런 느낌.




 그래서 나 치곤 드물게 카톡 친구들한테 죄다 초대 메세지를 보냈다. 잘 되길.

 




 - 옛 인연들은 비슷할 때 날 기억하나보다 -나도 한 때는 낭만을 알던 사람 -


 사실 이것까지 이 분류로 엮어 넣기엔 무리수가 있지만. 왠지 세번쯤 되면 정말 징크스 같아서 억지로 막 끼워넣어봤다.


 비슷한 제목이 세번이나 있다니! 뭔가 신기하지 않아!?




 ...어쨋거나. 잔업을 하고 한밤 중에 퇴근을 했는데. 또 뜬금없이 낯선 카톡이 왔다.


 윤진이다. 혜진이 동생 윤진이. 


 이야길 들어보니 내가 보낸 카카오톡 게임 초대를 받았고.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사정을 알고 있던터라 설치해서 게임을 하려 한 듯했다.


 하지만 자신의 폰이 특이하고 특이한 모토로라 폰이라서 그런지, 실행이 되지 않는다고. 피드백 좀 해달라고 말을 건 것이였다.


 친구한테 전해주겠노라. 하고 곰곰히 생각해봤다. 




 이것도 징크스에 들어가나? 


 혜진이라면 모를까 윤진이는 아닌가? 하고 잠시 곰곰히 생각했다.


 처음엔 예비 처제라고 확신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흘러흘러 어느덧 옛 연인의 동생으로 관계가 변경됐고. 더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냥 혜진이랑은 별개의 관계가 되어버렸다.


 물론 한평생 옛 연인의 동생이겠지만. 그마저도 이젠 희미해져서 그냥 윤진이는 윤진이다. 싶은 느낌.


 


 윤진이도 한동안은 못 보고 지냈는데. 


 대학 졸업하고 느닷없이 연락이 와서 요샌 안부나 묻곤 한다.


 어릴 땐 좀 너무 열심히, 잘 하려고 해서 매사에 쫓기는 듯한. 여유없는 애였는데, 이젠 나이도 들어서인지 제법 능글맞아졌다.


 개인적으론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카톡으로 이런저런 이야길 주고 받았다.


 졸업 이후 지금은 이천의 한 공방에서 어떤 선생님의 일을 돕고 있다고 한다.


 홍대 도예과 출신이니 어느정도는 전공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리라. 


 이미 머문지 1년 정도는 된 듯한데. 올해 11월 즈음에 있는 도자기 축제까지만 도와드리고 구미로 돌아 온다고 한다. 


 아쉽게도 예술로는 밥 먹고 살기 힘든 것 같아서 다른걸 고민해보고 있다고 한다.


 집도 힘들어서 와서 좀 돕고 싶다고 하고.




 저런 문제는 저 나이대면 누구나 생각해보는 문제인가보다.


 학력과 전공. 먹고 살 고민. 왠지 불투명해서 답답한 미래 등등.


 20대 중반은 그런 일들로 머리 아플 시기다 싶어서. 묘하게 공감도 가고 그랬다.


 하지만 어찌어찌 그 시절은 결국 지나가니. 너도 언젠가 너도 생각지도 못한 모습의 어른이 되어 있을지도 몰라.


 잘 이겨내라.





 그러다 문득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도 예전엔 낭만이 있는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아저씨도 나이가 들다보니 찌들었네요'


 왠지 허를 찔린 것 같아서 순간 멍- 했다. 아. 그렇지. 난 참 감정적인 사람이였지.


 연애나 결혼에 환상이 있고. 작은 일에 기대하고. 상처받고. 기뻐하고. 사랑하는 그런 사람이였지.


 언제부터 이리 변했더라. 하고 생각했다.


 뭐.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리고 예전의 어리버리한 나. 상처받으면 몇날 몇일씩 방에 틀어박히던 나보다는 


 지금의 피도 눈물도 없는 내가 낫다 싶긴 하지만 한편으론 미묘하게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구나. 나도 모르는새 나도 변해가고 있구나.


 늘 한결 같은 것만은 아니였어.





 여튼 그랬다. 이런저런 추억거리 가득한 사람들이 찾아와서 반가웠던 몇 일. 


 그리고 내일부턴 다시 일상. 예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