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답 -
아침에 출근하니 차가 한대 부족했다. 기봉이형님 차가 없다.
지난 주에 회사에 돌던 소문이 생각났다.
5월이 입사달인 기봉이형님은 지난 주에 연봉협상을 했다.
협상이 끝난 뒤 둘의 표정이나 흘러다니는 풍문에 따르면 협상 자체는 잘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기봉이형님은 월 30만원 정도 인상을 요구했고, 사장님은 이에 수락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
뭐. 여기까진 별다를거 없다. 연봉협상이아 잘 안되는게 보통이지....만.
이후 문제가 불거진게 오늘인 것.
사장님은 요즘 많이 바쁘니까 퇴사하더라도 새사람 뽑고 인수인계 할 때까지는 다녀주었으면... 하셨던 것 같은데.
기봉이형은 그냥 밑도끝도 없이 오늘부터 출근하지 않았던 것.
보아하니 이미 다른 회사는 구해놨던 것 같고, 이직 전에 한번 협상해봤던 것 같다.
부르는 값대로 준다면 굳이 옮길 필요가 없었을테니... 아마 마지막 저울질 같은게 아니였을까.
뭐. 이런일 하루이틀 보는 것도 아니고.
누구 말 마따나 '이제 나갈건데 여기 사정따위 내가 알게 뭐냐'라고 하면 또 할말 없다만.
하다못해 난 아르바이트 할 때도 저런 식으로 그만둔 적 없었는데. 여기 사람들은 어찌 저러는게 자연스러울까 몰라.
기름재이라고 쓰고 엔지니어라고 읽는 사람들의 더러운 대우는.
별 수 없이 사무직을 선호하는 사회분위기도 있겠지만. 어느정도는 기름쟁이 자신들의 자업자득일지도..
그리고 욕하면서도 이미 난 기름쟁이 화되어 있지. 나도 똑같은 인간.
그래서 내가 싫었나보다.
어쨌거나 기봉이 형은 결국 출근 안했다.
윤호형님 말 들어보니 오늘부터 이미 다른 회사 출근한다고.
그만둔다고 말하고 가면 누가 찢어죽이길 하나, 8년이나 다닌 회사를 그리 그만두는거 보면 아이러니.
나이 든다고 철들고 개념차는건 아니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