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23
뭐. 늘 다름없이 퇴근하면 어지러운 주방이 날 반기고.
몇걸음 더 옮기면 보통은 지저분한 방이 날 반긴다.
이 생활도 어느정도 익숙해 졌는지 막상 퇴근하면 별로 잠이 안온다.
덕분에 몇시간은 뒹굴거리다가 잠드는게 보통이고.
문제는 안자야 하는 날은 꼭 잠이 온다는 거다.
이놈의 신체구조는 어떻게 되어 먹은건지 왜 계획과는 늘 반대냐고.
생각해 보니 집이 너무 더워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명절 때 집에 간다고 어제 빨래를 했는데 출근하기 전에 보니
너무 축축해서 보일러를 틀고 출근했었는데.
그것 때문인지 집이 너무 더웠다.
온도는 겨우 29도 맞춰놓고 타이머도 맞춰 놓았는데 말이지.
어쨋거나 점심 때 준호가 덕신원이나 가자고 해서.
집에 일찍 가려고 생각했지만.
....잠들었다. 별 수 없지 뭐. 준호는 생리현상에는 관대하니까.
그리하여 집에 온건 저녁 6시 경이였다.
간만에 뵌 부모님께 큰절하고 같이 저녁 먹고.
상록이랑 쓸데없는 이야기좀 하다 보니 저녁 8시 경.
그리고 준호한테 연락을 했다.
얼굴한번 봐야 하지 않겠어?! 라는 생각에서였다.
이때 당시 우리 셋의 일정은.
나 - 추석 전날, 추석 당일은 할머니댁. 연휴 마지막 날은 프리.
민석 - 추석 전날 프리. 추석 당일은 외출 불가. 연휴 마지막날 경산 복귀.
준호 - 추석 전날, 추석 프리. 연휴 마지막날 서울 복귀.
였기 때문에 각자 시간이 전혀 안 맞았던 것이다.
그래서 연휴가 시작하기 전인 오늘 봐야하지 않을까...
했던거지만 뭐. 결국 내가 자버렸으니. -_-
그런고로 저녁에라도 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부랴부랴 준호한테 문자를 보냈다.
사실 만나자. 라고 문자 보내도 별 상관은 없었는데.
괜히 미안해서.
"여러분의 성원이 힘입어 무사히 구미 도착!"
등으로 보냈는데.
둘다 편히 쉬어라. 라는 반응이였다.
몇번 더 앙탈 부려봤지만 진짜 모르는지 아는데 그러는건지.
여튼 그런고로.
결국 친구들은 만나지 못하고.
집에서 뒹굴뒹굴했다.
아. 집에 온 직후 어머니께서 이런저런 말씀을 하셨다.
늘 그렇듯 내 패션 감각에 대해서였다.
살에 대한 것도 스트레스지만 옷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인지라.
일부러 집에 오기 전에 민석이 옷 - 내 기준에서 - 괜찮은거 골라서 빨고.
드라이하고. 이래저래 난리 굿을 벌여서 골라골라서.
집에 옷을 3벌이나 들고 갔는데.
어머니의 반응은 그게 다 뭐냐. 였다.
아쉽게도 상록이도 말만 안하지 표정은 거의 비슷했던지라.
생각했다. 내 패션 센스는 정말 꽝이구나. 젠장.
결국 어머니는 밤 9시가 지나서.
명절때 입을 옷을 사러 가셨고 나한테도 같이 가자고 하셨지만.
부끄럽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하고.
앞서 말했듯이 이 와중에 친구들도 맘에 드는 대답을 안해줘서.
그냥 자 버렸다.
연휴 전날은 이렇게 흘러갔다.
2007/09/24
연휴 첫날.
주말에 바로 이어서 연휴가 끼여 있어서 정말 좋다...는 아니고.
그냥 꽤 오래 쉰다는 느낌이 든다.
어차피 나는 놀고 먹는 휴학생이라 별 상관은 없지만.
착실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준호나 민석이에게는 꽤 긴 연휴일 것 같다.
난 명절을 좋아한다.
1년에 두번. 온 친척들이 모여서 이야기도 하고.
술도 마시고. 제사도 지내고. 성묘도 하고.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이런 풍습은 절대 없어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종교에 따라 제사를 지내지 않는 곳은 있지만.
그래도 명절에 모이기는 하잖아.
난 아무리 돈이 썩어들게 번다고 해도.
절대 명절에 집에 안가고 여행가는 짓은 안할거다.
지금으로서는 마누라가 될 확률이 0.2% 정도 있는
혜진이에게도 명절에는 절대 다른 곳에 못 갈거라고 못박아놨다.
그래서 사실 아침에는 좀 들떠 있었다.
간만에 만나는 누나들은 어떨라나. 여전히 노처녀 소리 듣기 싫어할까나.
성균이형은 내가 호주간다고 거의 못봤다. 민지도.
천균이형 신혼 생활은 어떨까나. 인균이형은 이제 장가 갈까?!
그런 생각에 말이다.
게다가 올해는 벌초도 했으니 성묘도 기대 만땅!!!
......그때까진 그랬다.
요 몇년간은 연휴때 정체라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딱히 시간을 골라서 가는 것도 아니고 아침 10시 정도에 느긋하게 가는데.
이상하게 별로 밀리는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의 교통이 더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명절에 집에 가는 사람이 줄어들어서는 절대 아닐거야.
몇년 전에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시던 할머니는
요 근래 들어서 상당히 정정해 지셨다.
두발로 계단도 잘 걸으시고 - 지팡이에 의존하시기는 하지만 -
식사도 잘 하신다. 무엇보다.
1년에 한두번 보는 손주들 얼굴을 기억하는게 정말 놀랍다.
계속 지금처럼 정정하시면 좋겠다.
할머니 댁에 도착하니 대략 오후 2시 경이였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서 큰형방에서 뒹굴기 시작했다.
아아. 친척들이 오기전까지 너무 지겨운에 흠이야.
결국 나랑 상록이는 게임방에 가기로 결정!
근처에 게임방을 하나 찾아서 들어갔다.
뭐. 말이 게임방이지 컴퓨터는 집의 컴퓨터 보다도 안 좋아서.
캡슐파이터 하는데도 미친듯이 끊기곤 했다.
그래도 상록이랑 재밌게 서로 죽여가며(?!) 놀았다.
전투에는 형제고 뭐고 없다.
등이 보이면 바로 크리티컬인 것이다!!
게임은 참 재밌었는데
간만에 학교 근처가 아닌 게임방에 가서 그런가.
애들이 게임하면서 욕하는게 너무 듣기 싫었다.
거슬리기도 하고...
뭐. 가서 대놓고 뭐라고 못하는 내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맨날 초딩, 초딩하면서 웃었지만.
막상 초딩들이 저러는거 보니 슬프다고나 할까.
자식 교육은 중요한거다.
힘내라 장혜진. -_-;
그리고는 룰루랄라 할머니 댁에 돌아왔는데.
음... 친척들 아무도 안온다네.
사촌 누나들은 업무에 시달려서 집에서 뻗어 버렸다고 하고.
민지는 집안 사정상 자기 쓸 돈이랑 등록금 벌어야 하는 관계로 일한단다.
이래저래. 결국 원래 큰집에 사는 인균이형.
새신랑 천균이형을 제외하고는 애들이라고는 나랑 상록이 뿐이였다.
젠장. 진짜 기대했는데.
올 설에도 사람들 거의 안 와서 우울했단 말이야.
-_- 근데 안오는 집 사람들은 진짜 습관이네...
몇번이고 말하고 있지만 내 자식들은 절대 명절 펑크 불가다.
뭐. 어쨋거나 제사 음식 만드는거 훔쳐보면서.
부침개나 얻어먹고. 그렇게 시간 보냈다.
그리고 저녁에는 천균이형이랑, 인균이형이랑 나랑.
형수님이랑 상록이랑 한잔하러 갔다.
사실 형수님을 처음 뵌건 올해 설날 때지만 그때는 임신 중이셨기 때문에...
(아쉽게도 유산하셨다. 그런데 이것도 흔한 일이라더라...)
형수님은 호탕하시고. 술도 잘 드시고.
여튼 여러가지 의미로 친해지기는 쉬운 사람이였다.
나도 대외적으로 잘 모르는 사람한테는
꽤 살랑거리고 문제 없는 성격이기 때문에 더더욱 문제 없었고.
그런데 그러고 보니. 원래 가까울 수록 잘해야 되는거 아닌가?
정말 나란 애는 참....
형수님의 등장으로 한참 웃었던 것은.
첫번째로 형수님이 모르는 큰 형의 지난 애인 이야길 내가 꺼내서.
큰 형이 완전 형수님 눈치모드로 들어간 것과.
두번째는 원래 노래방 가면 입도 뻥끗 안하는 작은형이.
형수님이 시키니까 노래를 하더라... 라는 것이였다.
여자의 힘이란 대단하구나.
여튼 술 먹고 집에 왔다.
기억에 남는 거라면.
다 같이 술먹고 집에 왔는데 큰아버지들이.
"멀쩡한건 '역시' 원균이 밖에 없네" 라고 말씀하신 것과.
형수님이 나한테 이승환노래 잘 어울린다고 칭찬해 줬던 것.
전자쪽은 사실 슬펐고 - 요새는 진짜 필름 끊기게 먹고 깽판 한번 쳐보고 싶다 -
후자는 뭐... 감사 감사.
정말 지루할 줄 알았지만 형수님 때문에 시간 잘 보냈다.
고마워요!
2007/09/25
아침이다. 숙취는 다행히 거의 없었고.
습관대로 일찍 일어났다.
이제 느긋하게 제사를 준비하면 되겠구나!!!
였지만. 결국은 눈을 비비며 지방을 썼다.
이거 원래 장손이 써야 하는건데 큰형은 장가간 뒤로
얼렁뚱땅 작은형에게 넘기고 있었고.
작은 형은 - 나보다 술도 잘 마시면서! - 어제 술 많이 마셔서
취했다는 이유로 기피. 제사 시간은 다가오는 관계로.
습관상 쓸데없이 일찍 일어난 내가 지방을 썼다.
꼭 이럴 때 잘 기억도 안나는 초등학교 때 배운 서예 생각이 난단 말이지.
머리로는 명필인데 손은 덜덜 떨고 있으니...
뭐. 결과적으로는 나름 호평이였지만.
제사 지내고. 제삿밥 먹고.
성묘에 다녀오고.
뜬금없이 할머니께서 제사가 끝날 무렵에.
할머니도 산소에 가시겠다. 라고 말씀하셔서 할머니도 같이 가셨다.
하지만 노인분이 가기에는 사실 좀 힘든 코스.
그래서 다른 큰아버지들은 다 말리셨다.
큰어머니들도.
그리고 참 내가 아버지를 또 다시 새롭게 본 사건이 일어났다.
이제 얼마나 사실지도 모르는데 하고 싶은대로 해 드려야 한다면서.
부득부득 우기신 우리 아버지는 할머니를 모시고 갔다.
그리고 그 험한 산길을 할머니를 업고 산소까지 모시고 가신 것이였다.
도와 드릴까 했지만 아버지가 마다하셨고.
할머니도 아버지 등이 더 좋다고 하셔서 그럴 수도 없었다.
구슬땀 흘리는 아버지가 참 멋져 보였다.
반대로 큰아버지들은 좀 야속했다. 뭐....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제사지내고. 성묘 다녀온 뒤에.
집에 돌아왔다. 역시나 집에 오는 길도 막히지 않아 무사히 컴백.
집에 와서는 좀 쉬다가. 저녁에 준호 만나러 갔다.
셋이 다 모이지는 못해도 얼굴은 봐야겠다 싶었던 것이다.
만나서 쓸데없는 이야기좀 하다가 같이 시내로 갔다.
어차피 둘다 선약이 있었던 것이다.
난 이따 윤진이 만나야 했고.
준호는 친척누나와 결혼할 사람을 만나기로 했다나.
그래서 약속 장소인 시내까지 바래다 줬다.
그리고는 부랴부랴 걸어서 윤진이 만나러 갔다.
집에서 도량 2동. 도량 2동에서 시내. 시내에서 도량 2동.
그다지 먼거리는 아닌데 계속해서 걸었더니 좀 치지더라.
어쨋거나 왜 윤진이를 만나러 갔냐. 하면
원래 쓰던 Can U 502s가 준호의 음모에 의해 메인보드가 나갔기 때문이다.
수리비가 5만원 정도면 고쳐서 쓰려고 했지만.
도저히 수리비 20만원은 감당할 수가 없어서 말이다.
그래서 주위에 LGT 휴대폰 남는 사람을 수소문한 결과.
혜진이 동생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말이다.
요새 고3인 윤진이는 제법 바쁜 것 같았다.
뭐. 멀리서 보면 혜진이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에.
조금더 마른 여자애지만 가까이 보면 전혀 다른 애다.
비슷한건 목소리 뿐.
여튼 만나서 휴대폰 받고.
음료수 사서 이야기나 하면서 잠깐 시간을 보냈다.
혜진이는 이제 괴롭힘 당하는데 면역이 생기기도 했고.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연인이라서.
확실히 지금 생각해 보면 서로 행동이 좀 달라졌는데.
간만에 괴롭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혜진이 집에서야 최강자일지 몰라도.
내가 보기엔 괴롭히면 하나하나 반응하는 쪼끄만 여자애일 뿐이다.
어쨋거나 곧 시험인 윤진이를 돌려보내고.
집에 갈려는 찰나 준호에게 연락이 왔다.
시내에서 불닭사서 오고 있으니 같이 먹자나 어쨋다나.
뭔놈의 일기가 대전에서 시작해서.
준호 만나고. 윤진이 만나고. 또 준호 만나는 걸로.
참 파란만장한 일기다.
딱 까놓고 산만한 일기라고도 할 수 있겠군.
어쨋거나 다시 준호 만나서.
소주 2병 사서. 구미중에 가서 마셨다.
모교.
구미고에서는 마신 적 있지만 구미중은 또 처음이네.
준호랑 처음 알게 된건 중3 때였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지면관계상 추억담은 다음 기회로 넘기고.
술 마셨다. 그러다가 민석이도 왔다.
추석날은 못 나온다더니 다른 놈들이랑 술 마시러 갔다고
내심 속으로 욕 졸라 하고 있었는데 얼굴 내 비쳐줘서 다 풀렸다.
나도 참 단순하다니깐.
아. 바쁜 추석이였다.
정작 달에 소원은 빌었던가. 보름달이였는데.
2007/09/26
아침부터 집이 분주했다.
다름이 아니고 나한테 먹을 것을 싸주기 위해서... 였던 것이다.
사실 집에 있으면 불편해서 점심 때에 집에 오려고 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먹을 것을 해줄테니 저녁에 가라!! 라고 선언 하신 것.
뭐. 별 수 있나. 그러겠노라고 했다.
여전히 이른 아침....은 아니고.
솔직히 이르다는 건 거짓말. 어쨋거나 9시가 좀 지나서.
시내에 잠깐 다녀왔다. 기차표도 끊고.
어제 윤진이한테 받은 휴대폰도 개통 시켰다.
그런데 LGT 점원이
"이거 폰 너무 구형인데, 그냥 하나 사시죠?" 하는게
너무 거슬렸다. 혹시나 기기변경 물어보니.
당연히 가격은 다들 하늘을 찌른다. 어쩌라는 건지..
지금 돌이켜보면 이때 번호이동을 결심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집에 오니 왠일로 아버지까지 합세하셔서.
부침개도 굽고 하고 계셨다.
난 그저 할머니 댁에서 가져온 제사 음식이나 좀 달라는 말이였는데.
그 제사 음식은 어제 다 먹어치운 관계로.
그리고 사실 어머니께서는 단단히 작정하고 해주실려고 했는 것 같았다.
그간 먹을거 보내주신다고 할 때마다.
민석이네 어머니가 먹을거 많이 주셨다고 핑계를 댔는데.
내심 어머니는 아무것도 못 챙겨주셔서 미안해 하셨나 보다.
게다가 민석이네 어머니께 너무 감사하다고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다고까지 하셔서. 말리는데 진짜 고생했다. -_-
여튼 아버지께서 부침개를 막 구우시며 말씀하셨다.
두분이서 이렇게 자식 먹을거 굽고 있는거 보니까 이제 늙으신거 같다고.
부모님께 제대로 말씀도 안드리고.
학교도 안 다니고 이상한 것 준비하는 자신이 너무 죄송스러워서.
순간 울컥 했다. 그리고 슬프게도 부침개는 맛있었다.
지면 관계상 신파극 역시 생략.
그리고 저녁에 기차를 타려고 했....는데.
아침에 입고 나갔던 옷을 아무생각없이 세탁기에 던져놨더니.
그새 성능좋은 드럼 세탁기가 착실히 빨아놨더라.
기차표는 산산히 박살내놓고 말이다.
그래서 결국은 버스타고 왔다.
딱히 약속을 잡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겹쳐서.
민석이랑 같이 왔다.
지저분했지만 간만에 내 방은 좋았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해주신 이것저것 반찬들...
다 식었지만. 그래도 눈물나게 맛있었다.
그동안은 별일 없었다.
우려하던 휴가의 여파도 거의 없었고.
딱히 메모해 놓은 일이 없는 걸로 봐서
진짜 별다른 사건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일기 쓸게 없었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였던 것 같다.
쓰려고 하면야 뭐라도 썼겠지.
나름 바쁘기도 했지만
알고보면 그저 게으름병이 도졌던 것 뿐이였다.
미루지 말자. 미루지 말자.
라고 말해봐야 결국 미루고 있는게 참 슬프지만.
그래도 이렇게 아둥바둥 뒤쫓아 일기를 쓰고 있다.
언제부터일까. 이렇게 일기를 쓴게..
사실 옛날 일기는 딱히 저장을 해놓지 않은 관계로 이제는 찾을 수도 없다.
혹시나 싶어서 당시 이용하던 슈퍼보드에 가 봤는데.
난 아무것도 안했는데 게시판이 초기화 되어 있었다.
음... 나름 중요한 자료가 있을 수도 있는데. 너무해 슈퍼보드!
어쨋거나.
적어도 이날까지는 별 일 없었다.
2007/10/05
지옥같은 날이였다.
죽고싶은 날이였다.
2007/10/6
퇴근했다.
어느샌가 집에 도착했다.
퇴근할 때 사온 맥주를 마셨다.
목이 따가웠다.
별 생각없이 휘둘렀다. 깨졌다.
치울 생각도 하지 않고 누웠다.
눈물이 났다.
집에 혼자인게 너무 싫었지만.
누가 있는다고 한들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잠들었다.
2007/10/7
계속 잤는데 잔 것 같지가 않았다.
이래서는 일을 쉰 의미가 없다.
출근 몇시간을 놔두고 일을 빼먹는건 참 싫어했는데.
결국 나도 하기 싫으면 그렇게 하는구나.
역시 입만 번지르르 하다니깐. 자조적으로 웃었다.
눈은 떳지만 움직이기 싫었다.
계속 멍... 하니 있었다.
휴대폰을 보니 부재중 전화가 몇통 왔다.
모두 준호다. 괜히 걱정 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 신경쓸 여유는 없었다.
적어도 이때는 별로 미안하지 않았다.
몇시간을 누워서 멍하니 있었다.
곧 방이 빛으로 채워져서 밝아졌다.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
어제 별 생각없이 휘두른 맥주병이 흩어져 있었다.
깨끗하게 치웠다.
하는 김에 청소도 했다. 설겆이도 했다.
오늘은 민석이가 오는 날이였다. 쓸데없는 모습 보이기 싫었다.
아니. 아쉬운 소리 듣기가 싫었다. 그뿐이였다.
그리고 다시 누웠다.
어느샌가 잠들었다.
일어났다. 민석이가 와 있었다.
또 잠들었다.
자도 자도 잠을 잘 수 있다는게 신기했다.
결국은 내가 딛고 일어설 문제였다.
2007/10/08
간만에 준호랑 마비노기를 했다.
민석이는 일찍 잠들었기 때문에 같이 하자고 못했다.
마비노기. 뭐.
오늘 준호랑 하기로 한 것도 있지만.
이때의 나는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부족했다.
준호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은 나를 더욱 미치게 만들었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거라니.
내가?
내가?
끊임없이 죽으려고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자조적으로 웃었다.
2007/10/09
늦잠잤다.
아침에 준호가 깨워줬음에도 불구하고.
슬슬 스스로도 인식하고 있는 문제였다.
어떻게 할 것이냐.
다만 계기가 필요했다.
다시 웃을 수 있는.
써뒀던 것 우연히 발견. 올리기도 뭣하고. 지우자니 아까워서..
뭐. 늘 다름없이 퇴근하면 어지러운 주방이 날 반기고.
몇걸음 더 옮기면 보통은 지저분한 방이 날 반긴다.
이 생활도 어느정도 익숙해 졌는지 막상 퇴근하면 별로 잠이 안온다.
덕분에 몇시간은 뒹굴거리다가 잠드는게 보통이고.
문제는 안자야 하는 날은 꼭 잠이 온다는 거다.
이놈의 신체구조는 어떻게 되어 먹은건지 왜 계획과는 늘 반대냐고.
생각해 보니 집이 너무 더워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명절 때 집에 간다고 어제 빨래를 했는데 출근하기 전에 보니
너무 축축해서 보일러를 틀고 출근했었는데.
그것 때문인지 집이 너무 더웠다.
온도는 겨우 29도 맞춰놓고 타이머도 맞춰 놓았는데 말이지.
어쨋거나 점심 때 준호가 덕신원이나 가자고 해서.
집에 일찍 가려고 생각했지만.
....잠들었다. 별 수 없지 뭐. 준호는 생리현상에는 관대하니까.
그리하여 집에 온건 저녁 6시 경이였다.
간만에 뵌 부모님께 큰절하고 같이 저녁 먹고.
상록이랑 쓸데없는 이야기좀 하다 보니 저녁 8시 경.
그리고 준호한테 연락을 했다.
얼굴한번 봐야 하지 않겠어?! 라는 생각에서였다.
이때 당시 우리 셋의 일정은.
나 - 추석 전날, 추석 당일은 할머니댁. 연휴 마지막 날은 프리.
민석 - 추석 전날 프리. 추석 당일은 외출 불가. 연휴 마지막날 경산 복귀.
준호 - 추석 전날, 추석 프리. 연휴 마지막날 서울 복귀.
였기 때문에 각자 시간이 전혀 안 맞았던 것이다.
그래서 연휴가 시작하기 전인 오늘 봐야하지 않을까...
했던거지만 뭐. 결국 내가 자버렸으니. -_-
그런고로 저녁에라도 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부랴부랴 준호한테 문자를 보냈다.
사실 만나자. 라고 문자 보내도 별 상관은 없었는데.
괜히 미안해서.
"여러분의 성원이 힘입어 무사히 구미 도착!"
등으로 보냈는데.
둘다 편히 쉬어라. 라는 반응이였다.
몇번 더 앙탈 부려봤지만 진짜 모르는지 아는데 그러는건지.
여튼 그런고로.
결국 친구들은 만나지 못하고.
집에서 뒹굴뒹굴했다.
아. 집에 온 직후 어머니께서 이런저런 말씀을 하셨다.
늘 그렇듯 내 패션 감각에 대해서였다.
살에 대한 것도 스트레스지만 옷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인지라.
일부러 집에 오기 전에 민석이 옷 - 내 기준에서 - 괜찮은거 골라서 빨고.
드라이하고. 이래저래 난리 굿을 벌여서 골라골라서.
집에 옷을 3벌이나 들고 갔는데.
어머니의 반응은 그게 다 뭐냐. 였다.
아쉽게도 상록이도 말만 안하지 표정은 거의 비슷했던지라.
생각했다. 내 패션 센스는 정말 꽝이구나. 젠장.
결국 어머니는 밤 9시가 지나서.
명절때 입을 옷을 사러 가셨고 나한테도 같이 가자고 하셨지만.
부끄럽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하고.
앞서 말했듯이 이 와중에 친구들도 맘에 드는 대답을 안해줘서.
그냥 자 버렸다.
연휴 전날은 이렇게 흘러갔다.
2007/09/24
연휴 첫날.
주말에 바로 이어서 연휴가 끼여 있어서 정말 좋다...는 아니고.
그냥 꽤 오래 쉰다는 느낌이 든다.
어차피 나는 놀고 먹는 휴학생이라 별 상관은 없지만.
착실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준호나 민석이에게는 꽤 긴 연휴일 것 같다.
난 명절을 좋아한다.
1년에 두번. 온 친척들이 모여서 이야기도 하고.
술도 마시고. 제사도 지내고. 성묘도 하고.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이런 풍습은 절대 없어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종교에 따라 제사를 지내지 않는 곳은 있지만.
그래도 명절에 모이기는 하잖아.
난 아무리 돈이 썩어들게 번다고 해도.
절대 명절에 집에 안가고 여행가는 짓은 안할거다.
지금으로서는 마누라가 될 확률이 0.2% 정도 있는
혜진이에게도 명절에는 절대 다른 곳에 못 갈거라고 못박아놨다.
그래서 사실 아침에는 좀 들떠 있었다.
간만에 만나는 누나들은 어떨라나. 여전히 노처녀 소리 듣기 싫어할까나.
성균이형은 내가 호주간다고 거의 못봤다. 민지도.
천균이형 신혼 생활은 어떨까나. 인균이형은 이제 장가 갈까?!
그런 생각에 말이다.
게다가 올해는 벌초도 했으니 성묘도 기대 만땅!!!
......그때까진 그랬다.
요 몇년간은 연휴때 정체라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딱히 시간을 골라서 가는 것도 아니고 아침 10시 정도에 느긋하게 가는데.
이상하게 별로 밀리는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의 교통이 더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명절에 집에 가는 사람이 줄어들어서는 절대 아닐거야.
몇년 전에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시던 할머니는
요 근래 들어서 상당히 정정해 지셨다.
두발로 계단도 잘 걸으시고 - 지팡이에 의존하시기는 하지만 -
식사도 잘 하신다. 무엇보다.
1년에 한두번 보는 손주들 얼굴을 기억하는게 정말 놀랍다.
계속 지금처럼 정정하시면 좋겠다.
할머니 댁에 도착하니 대략 오후 2시 경이였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서 큰형방에서 뒹굴기 시작했다.
아아. 친척들이 오기전까지 너무 지겨운에 흠이야.
결국 나랑 상록이는 게임방에 가기로 결정!
근처에 게임방을 하나 찾아서 들어갔다.
뭐. 말이 게임방이지 컴퓨터는 집의 컴퓨터 보다도 안 좋아서.
캡슐파이터 하는데도 미친듯이 끊기곤 했다.
그래도 상록이랑 재밌게 서로 죽여가며(?!) 놀았다.
전투에는 형제고 뭐고 없다.
등이 보이면 바로 크리티컬인 것이다!!
게임은 참 재밌었는데
간만에 학교 근처가 아닌 게임방에 가서 그런가.
애들이 게임하면서 욕하는게 너무 듣기 싫었다.
거슬리기도 하고...
뭐. 가서 대놓고 뭐라고 못하는 내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맨날 초딩, 초딩하면서 웃었지만.
막상 초딩들이 저러는거 보니 슬프다고나 할까.
자식 교육은 중요한거다.
힘내라 장혜진. -_-;
그리고는 룰루랄라 할머니 댁에 돌아왔는데.
음... 친척들 아무도 안온다네.
사촌 누나들은 업무에 시달려서 집에서 뻗어 버렸다고 하고.
민지는 집안 사정상 자기 쓸 돈이랑 등록금 벌어야 하는 관계로 일한단다.
이래저래. 결국 원래 큰집에 사는 인균이형.
새신랑 천균이형을 제외하고는 애들이라고는 나랑 상록이 뿐이였다.
젠장. 진짜 기대했는데.
올 설에도 사람들 거의 안 와서 우울했단 말이야.
-_- 근데 안오는 집 사람들은 진짜 습관이네...
몇번이고 말하고 있지만 내 자식들은 절대 명절 펑크 불가다.
뭐. 어쨋거나 제사 음식 만드는거 훔쳐보면서.
부침개나 얻어먹고. 그렇게 시간 보냈다.
그리고 저녁에는 천균이형이랑, 인균이형이랑 나랑.
형수님이랑 상록이랑 한잔하러 갔다.
사실 형수님을 처음 뵌건 올해 설날 때지만 그때는 임신 중이셨기 때문에...
(아쉽게도 유산하셨다. 그런데 이것도 흔한 일이라더라...)
형수님은 호탕하시고. 술도 잘 드시고.
여튼 여러가지 의미로 친해지기는 쉬운 사람이였다.
나도 대외적으로 잘 모르는 사람한테는
꽤 살랑거리고 문제 없는 성격이기 때문에 더더욱 문제 없었고.
그런데 그러고 보니. 원래 가까울 수록 잘해야 되는거 아닌가?
정말 나란 애는 참....
형수님의 등장으로 한참 웃었던 것은.
첫번째로 형수님이 모르는 큰 형의 지난 애인 이야길 내가 꺼내서.
큰 형이 완전 형수님 눈치모드로 들어간 것과.
두번째는 원래 노래방 가면 입도 뻥끗 안하는 작은형이.
형수님이 시키니까 노래를 하더라... 라는 것이였다.
여자의 힘이란 대단하구나.
여튼 술 먹고 집에 왔다.
기억에 남는 거라면.
다 같이 술먹고 집에 왔는데 큰아버지들이.
"멀쩡한건 '역시' 원균이 밖에 없네" 라고 말씀하신 것과.
형수님이 나한테 이승환노래 잘 어울린다고 칭찬해 줬던 것.
전자쪽은 사실 슬펐고 - 요새는 진짜 필름 끊기게 먹고 깽판 한번 쳐보고 싶다 -
후자는 뭐... 감사 감사.
정말 지루할 줄 알았지만 형수님 때문에 시간 잘 보냈다.
고마워요!
2007/09/25
아침이다. 숙취는 다행히 거의 없었고.
습관대로 일찍 일어났다.
이제 느긋하게 제사를 준비하면 되겠구나!!!
였지만. 결국은 눈을 비비며 지방을 썼다.
이거 원래 장손이 써야 하는건데 큰형은 장가간 뒤로
얼렁뚱땅 작은형에게 넘기고 있었고.
작은 형은 - 나보다 술도 잘 마시면서! - 어제 술 많이 마셔서
취했다는 이유로 기피. 제사 시간은 다가오는 관계로.
습관상 쓸데없이 일찍 일어난 내가 지방을 썼다.
꼭 이럴 때 잘 기억도 안나는 초등학교 때 배운 서예 생각이 난단 말이지.
머리로는 명필인데 손은 덜덜 떨고 있으니...
뭐. 결과적으로는 나름 호평이였지만.
제사 지내고. 제삿밥 먹고.
성묘에 다녀오고.
뜬금없이 할머니께서 제사가 끝날 무렵에.
할머니도 산소에 가시겠다. 라고 말씀하셔서 할머니도 같이 가셨다.
하지만 노인분이 가기에는 사실 좀 힘든 코스.
그래서 다른 큰아버지들은 다 말리셨다.
큰어머니들도.
그리고 참 내가 아버지를 또 다시 새롭게 본 사건이 일어났다.
이제 얼마나 사실지도 모르는데 하고 싶은대로 해 드려야 한다면서.
부득부득 우기신 우리 아버지는 할머니를 모시고 갔다.
그리고 그 험한 산길을 할머니를 업고 산소까지 모시고 가신 것이였다.
도와 드릴까 했지만 아버지가 마다하셨고.
할머니도 아버지 등이 더 좋다고 하셔서 그럴 수도 없었다.
구슬땀 흘리는 아버지가 참 멋져 보였다.
반대로 큰아버지들은 좀 야속했다. 뭐....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제사지내고. 성묘 다녀온 뒤에.
집에 돌아왔다. 역시나 집에 오는 길도 막히지 않아 무사히 컴백.
집에 와서는 좀 쉬다가. 저녁에 준호 만나러 갔다.
셋이 다 모이지는 못해도 얼굴은 봐야겠다 싶었던 것이다.
만나서 쓸데없는 이야기좀 하다가 같이 시내로 갔다.
어차피 둘다 선약이 있었던 것이다.
난 이따 윤진이 만나야 했고.
준호는 친척누나와 결혼할 사람을 만나기로 했다나.
그래서 약속 장소인 시내까지 바래다 줬다.
그리고는 부랴부랴 걸어서 윤진이 만나러 갔다.
집에서 도량 2동. 도량 2동에서 시내. 시내에서 도량 2동.
그다지 먼거리는 아닌데 계속해서 걸었더니 좀 치지더라.
어쨋거나 왜 윤진이를 만나러 갔냐. 하면
원래 쓰던 Can U 502s가 준호의 음모에 의해 메인보드가 나갔기 때문이다.
수리비가 5만원 정도면 고쳐서 쓰려고 했지만.
도저히 수리비 20만원은 감당할 수가 없어서 말이다.
그래서 주위에 LGT 휴대폰 남는 사람을 수소문한 결과.
혜진이 동생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말이다.
요새 고3인 윤진이는 제법 바쁜 것 같았다.
뭐. 멀리서 보면 혜진이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에.
조금더 마른 여자애지만 가까이 보면 전혀 다른 애다.
비슷한건 목소리 뿐.
여튼 만나서 휴대폰 받고.
음료수 사서 이야기나 하면서 잠깐 시간을 보냈다.
혜진이는 이제 괴롭힘 당하는데 면역이 생기기도 했고.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연인이라서.
확실히 지금 생각해 보면 서로 행동이 좀 달라졌는데.
간만에 괴롭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혜진이 집에서야 최강자일지 몰라도.
내가 보기엔 괴롭히면 하나하나 반응하는 쪼끄만 여자애일 뿐이다.
어쨋거나 곧 시험인 윤진이를 돌려보내고.
집에 갈려는 찰나 준호에게 연락이 왔다.
시내에서 불닭사서 오고 있으니 같이 먹자나 어쨋다나.
뭔놈의 일기가 대전에서 시작해서.
준호 만나고. 윤진이 만나고. 또 준호 만나는 걸로.
참 파란만장한 일기다.
딱 까놓고 산만한 일기라고도 할 수 있겠군.
어쨋거나 다시 준호 만나서.
소주 2병 사서. 구미중에 가서 마셨다.
모교.
구미고에서는 마신 적 있지만 구미중은 또 처음이네.
준호랑 처음 알게 된건 중3 때였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지면관계상 추억담은 다음 기회로 넘기고.
술 마셨다. 그러다가 민석이도 왔다.
추석날은 못 나온다더니 다른 놈들이랑 술 마시러 갔다고
내심 속으로 욕 졸라 하고 있었는데 얼굴 내 비쳐줘서 다 풀렸다.
나도 참 단순하다니깐.
아. 바쁜 추석이였다.
정작 달에 소원은 빌었던가. 보름달이였는데.
2007/09/26
아침부터 집이 분주했다.
다름이 아니고 나한테 먹을 것을 싸주기 위해서... 였던 것이다.
사실 집에 있으면 불편해서 점심 때에 집에 오려고 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먹을 것을 해줄테니 저녁에 가라!! 라고 선언 하신 것.
뭐. 별 수 있나. 그러겠노라고 했다.
여전히 이른 아침....은 아니고.
솔직히 이르다는 건 거짓말. 어쨋거나 9시가 좀 지나서.
시내에 잠깐 다녀왔다. 기차표도 끊고.
어제 윤진이한테 받은 휴대폰도 개통 시켰다.
그런데 LGT 점원이
"이거 폰 너무 구형인데, 그냥 하나 사시죠?" 하는게
너무 거슬렸다. 혹시나 기기변경 물어보니.
당연히 가격은 다들 하늘을 찌른다. 어쩌라는 건지..
지금 돌이켜보면 이때 번호이동을 결심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집에 오니 왠일로 아버지까지 합세하셔서.
부침개도 굽고 하고 계셨다.
난 그저 할머니 댁에서 가져온 제사 음식이나 좀 달라는 말이였는데.
그 제사 음식은 어제 다 먹어치운 관계로.
그리고 사실 어머니께서는 단단히 작정하고 해주실려고 했는 것 같았다.
그간 먹을거 보내주신다고 할 때마다.
민석이네 어머니가 먹을거 많이 주셨다고 핑계를 댔는데.
내심 어머니는 아무것도 못 챙겨주셔서 미안해 하셨나 보다.
게다가 민석이네 어머니께 너무 감사하다고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다고까지 하셔서. 말리는데 진짜 고생했다. -_-
여튼 아버지께서 부침개를 막 구우시며 말씀하셨다.
두분이서 이렇게 자식 먹을거 굽고 있는거 보니까 이제 늙으신거 같다고.
부모님께 제대로 말씀도 안드리고.
학교도 안 다니고 이상한 것 준비하는 자신이 너무 죄송스러워서.
순간 울컥 했다. 그리고 슬프게도 부침개는 맛있었다.
지면 관계상 신파극 역시 생략.
그리고 저녁에 기차를 타려고 했....는데.
아침에 입고 나갔던 옷을 아무생각없이 세탁기에 던져놨더니.
그새 성능좋은 드럼 세탁기가 착실히 빨아놨더라.
기차표는 산산히 박살내놓고 말이다.
그래서 결국은 버스타고 왔다.
딱히 약속을 잡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겹쳐서.
민석이랑 같이 왔다.
지저분했지만 간만에 내 방은 좋았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해주신 이것저것 반찬들...
다 식었지만. 그래도 눈물나게 맛있었다.
그동안은 별일 없었다.
우려하던 휴가의 여파도 거의 없었고.
딱히 메모해 놓은 일이 없는 걸로 봐서
진짜 별다른 사건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일기 쓸게 없었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였던 것 같다.
쓰려고 하면야 뭐라도 썼겠지.
나름 바쁘기도 했지만
알고보면 그저 게으름병이 도졌던 것 뿐이였다.
미루지 말자. 미루지 말자.
라고 말해봐야 결국 미루고 있는게 참 슬프지만.
그래도 이렇게 아둥바둥 뒤쫓아 일기를 쓰고 있다.
언제부터일까. 이렇게 일기를 쓴게..
사실 옛날 일기는 딱히 저장을 해놓지 않은 관계로 이제는 찾을 수도 없다.
혹시나 싶어서 당시 이용하던 슈퍼보드에 가 봤는데.
난 아무것도 안했는데 게시판이 초기화 되어 있었다.
음... 나름 중요한 자료가 있을 수도 있는데. 너무해 슈퍼보드!
어쨋거나.
적어도 이날까지는 별 일 없었다.
2007/10/05
지옥같은 날이였다.
죽고싶은 날이였다.
2007/10/6
퇴근했다.
어느샌가 집에 도착했다.
퇴근할 때 사온 맥주를 마셨다.
목이 따가웠다.
별 생각없이 휘둘렀다. 깨졌다.
치울 생각도 하지 않고 누웠다.
눈물이 났다.
집에 혼자인게 너무 싫었지만.
누가 있는다고 한들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잠들었다.
2007/10/7
계속 잤는데 잔 것 같지가 않았다.
이래서는 일을 쉰 의미가 없다.
출근 몇시간을 놔두고 일을 빼먹는건 참 싫어했는데.
결국 나도 하기 싫으면 그렇게 하는구나.
역시 입만 번지르르 하다니깐. 자조적으로 웃었다.
눈은 떳지만 움직이기 싫었다.
계속 멍... 하니 있었다.
휴대폰을 보니 부재중 전화가 몇통 왔다.
모두 준호다. 괜히 걱정 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 신경쓸 여유는 없었다.
적어도 이때는 별로 미안하지 않았다.
몇시간을 누워서 멍하니 있었다.
곧 방이 빛으로 채워져서 밝아졌다.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
어제 별 생각없이 휘두른 맥주병이 흩어져 있었다.
깨끗하게 치웠다.
하는 김에 청소도 했다. 설겆이도 했다.
오늘은 민석이가 오는 날이였다. 쓸데없는 모습 보이기 싫었다.
아니. 아쉬운 소리 듣기가 싫었다. 그뿐이였다.
그리고 다시 누웠다.
어느샌가 잠들었다.
일어났다. 민석이가 와 있었다.
또 잠들었다.
자도 자도 잠을 잘 수 있다는게 신기했다.
결국은 내가 딛고 일어설 문제였다.
2007/10/08
간만에 준호랑 마비노기를 했다.
민석이는 일찍 잠들었기 때문에 같이 하자고 못했다.
마비노기. 뭐.
오늘 준호랑 하기로 한 것도 있지만.
이때의 나는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부족했다.
준호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은 나를 더욱 미치게 만들었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거라니.
내가?
내가?
끊임없이 죽으려고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자조적으로 웃었다.
2007/10/09
늦잠잤다.
아침에 준호가 깨워줬음에도 불구하고.
슬슬 스스로도 인식하고 있는 문제였다.
어떻게 할 것이냐.
다만 계기가 필요했다.
다시 웃을 수 있는.
써뒀던 것 우연히 발견. 올리기도 뭣하고. 지우자니 아까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