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조회 수 486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늘은 혜진이 생일이다. 축하.













명절 연휴 첫 날이다.

예전같이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출발하는 일은 없다.

아마 명절이면 가사에 투입되는 어머니께서 이제 좀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안그래도 막내 며느리니까 늘 제일 먼저 가서 일하시곤 했지만.

이제는 뭐 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그럴 이유도 없거니와.

우리집만큼 명절에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가는 집도 없기 때문이다.

제일 중요한 이유로는 천균이 형이 결혼함으로서 막내가 생겼달까나(웃음).



어쨋거나 간만에 9시까지 실컷 자고

- 집에서는 보통 7시면 일어나야 한다 - 느긋하게 준비했다.

예전에는 명절용 옷도 이것저것 많이도 챙겼지만.

지금은 츄리링에 제사용 예복 하나로 오케이.



친구들은 죄다 집이 큰집이라서 움직이지 않는 것 같던데.

음. 나로서는 역시 할머니댁 가는게 좋다.





작년 추석때 워낙 친척들이 오지 않아 실망했기 때문에.

그래도 이번엔 설이니까 모두들 모이겠지?! 하는 기대감을 안고.

집을 나섰다.





요 몇년 동안은 교통 정체란 것을 겪어본 적이 없다.

보통 서울에서 인구가 나가고 들어오는 걸로 교통 대란이 일어나곤 하니.

서울에 어지간히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긴 한가보다.

사실 그런 삭막하고 사람들이 빽빽한 곳은 싫은데 그런 곳에 있는 대학에 가려고

아둥바둥하는 스스로를 보고 있자니 비웃음만 나온다.

이렇게 된 것이 사회 탓이란건 결국 핑계지.



어쨋거나 이번에도 휴계소에서 우동 먹고.

무사히 할머니 댁에 도착했다.



그래도 작년까지는 비교적 정정하셨던 할머니는 이젠 많이 야위셨다.

추석때까지는 날 알아보셨는데 이젠 못 알아보셨다.

그나마 다행인건 지팡이에 의지하시면 잘 걸으시고 밥도 꼬박꼬박 드신다는 것이다.



큰 어머니께서는 이번에도 반가이 맞이해주셨다.

작년 추석때 내가 김치 맛있다고 극찬했던 것이 계기가 된 이후로

큰 어머니는 자주 우리집에 음식을 보내주신다.

어머니는 너무 많다고 투덜대기도 하시는 것 같았지만...

뭐. 마음은 역시나 감사할 따름이다.

게다가 실제로 민석이도 맛있다고 칭찬했고 말이다.



형수님은 임신으로 몸이 안 좋으셔서 안 오신다고 한다.

명절에 빠지는 것은 절대 안된다는 마인드를 가진 나랑 상록이는 처음에는 울컥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전에 형수님이 유산하셨을 때

형도, 형수님도 맘고생한 적이 있는지라

큰엄마 나름대로 형수님을 배려한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나름 형수님 보고 싶었는데! 아쉬워라.

물론 형수님께 전화해서 딸랑딸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쨋거나 결국 친척들은 예상을 뒤엎고 오지 않아.

나의 불만은 하늘로 치솟았고 어쩔 수 없이 나는 상록이와 게임방에서 시간을 보냈다.

언젠가부터 명절에 할거 없으면 게임방 가는게 당연해졌는데.

이것도 나름 슬픈 현실이다.



게임방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두어시간 놀았는데 질려버려서.

게다가 게임방비도 1시간에 천원으로 굉장히 고가였기 때문에.

적당히 놀고 집에 오니 서울 큰 아버지께서 오셔서 인사 드렸다.

큰 아버지의 사업이 크게 부도가 나고 보증 때문에 돈 문제가 얽힌 이후로는.

성균이형이랑 민지는 명절에 잘 오지 않았다.

나랑 유일한 동갑내기라서 좀 아쉽다. 형제도 돈엔 어쩔 수 없구나 싶기도 하고.



어쨋거나 시간은 흘러 밤에

나랑 상록이랑 둘이서 방에서 뒹구는게 안 쓰러웠는지.

천균이형이 술 사준다고 우리를 데리고 나갔다.

명절인데 술자리에는 천균이형, 인균이형의 큰집 식구들과 나랑 상록이 뿐이라니.

아. 난 친척들 모두 좋아하지만 이건 너무했어!!



뭐.

술은 4명... 아니. 상록이 빼고 3명이서 4병 조금 넘게 마셨다.

문제는 한시간도 안돼서. -ㅅ-


스물라인쪽 인간들도 술 어지간히 빨리마신다고 생각했는데.

이거 원. 생각해보니 오씨가문도 만만치 않더라.

어쨋거나 뭐. 간만에 재밌게 술도 마시고 이야기 하고 놀았다.



주된 이야기는 역시 인균이 형의 결혼 이야기.

형수님 이야기. 여자친구 이야기. 친척 계에 대해서.

뭐 대충 이런 맥락이였다.




혜진이랑 형들이랑 통화도 했고.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떠들고 놀기도 했다.





모두 모였다면 좋았겠지만.

음. 나의 얄팍한 이상은 역시 어쩔 수 없는 걸까?!







어쨋거나 설 연휴 첫날이 이렇게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