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른 장가가라 욘석아 -
땡땡땡. 수고하셨습니다. 명절 잘들 쉬세요!
하고 우르르 흩어졌다. 아침 저녘엔 쌀쌀하기 그지없건만, 낮엔 땀날 정도로 덥다.
평소엔 아침 저녘으로 출퇴근하는지라 별 문제 없건만, 이렇게 대낮에 퇴근하려니 입고 있는 옷이 갑갑하다.
뭐. 그래도 명절이니깐! 연휴니깐! 꺄앜!!
뭔가 시간이 애매모호해서 저녁 때까지 할 일을 찾다보니, 카카오톡 메세지가 보였다.
'집에 가고 싶어!'
음... 참 알기 쉬운 메세지네.
아까 들은 이야기로 추측해보면 민석이 파트(선반)는 할 일이 없지만,
다른 파트(밀링)가 급한 일이 있어서 퇴근 못하고 시간을 때우고 있는 듯 했다.
시간도 애매하고... 간만에 놀러가볼까?
회사 분위기인지, 내 성향인지는 모르겠지만.
민석이가 우리회사 놀러오면 규호나 경훈이형이 시끄럽게 맞아주는데 반해.
솔로몬 테크에선 날 반겨주는 사람이 없다. ㅠ_ㅠ
민석이네 사촌형한테만 인사하고 구석에서 민석이랑 쓸데없는 이야기나 하며 시간을 보냈다.
민석이네 아버님께도 인사드리려고 했지만 손님이 와 계셔서...
빼꼼. 공장을 들여다보니 범용 밀링 머신쪽에 사람들이 우르르 모여있다.
다른 장비들은 다 꺼져 있는것으로 미루어 아마 '급한 일'이 범용 밀링 머신 쪽 일인가보다.
명절 전날 얼마나 하기 싫을까 -3- 하면서 멀찍이서 구경하던 찰나. 민석이네 아버님이 나오셨다.
손님이 가셨나보다.
우물쭈물 다가가 인사드렸다. 반가이 맞이해주셨다.
사실 인사만 딱 하고.
가볍게 안부 정도만 여쭤볼 생각이였는데 어쩌다보니 사무실에서 커피까지 얻어 마셨다.
직책은 알 수 없지만 어쨋거나 여성분이 '따뜻한 커피'를 한잔 타 주셨다.
(더웠어! 게다가 옷도 두꺼웠다고!! 난 시원한 음료가 먹고 싶었단 말이야!! 이런 센스 만점 여성분을 봤나!!! ㅜㅜ)
그래도 처음 뵙는건 아니였던지라.
아니. 친구 부모님 중에서는 압도적으로 많이 뵈었구나. 그래봐야 3~4번 정도지만 (-- ))
여튼 나름 편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의 근황이라던가. 회사 이야기라던가. 내 이야기라던가...
역시나 아버님께서는 일찍 장가가라고 권해주셨고. '여자가 없다'고 했다가 신나게 혼났다(..). 의지가 부족해!!! ㅋㅋㅋ
'아드님 장가 보내신 뒤 첫 명절이네요?'
'그렇구나 허허허'
'조만간에 손주도 보실거고, 좋으시겠어요!'
'음. 그렇지. 그런데 원균아.'
'네?'
'손주는 가끔 봐야 귀엽고 이쁜 것 같다'
'아...네(ㅋㅋㅋ)'
아버님 센스 있으셔 ㅋㅋㅋ.
다행히 이야기하다보니 긴장이 풀려서. 편하게(나름 예의는 지키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엔 바로 헤어져서 집에왔는데.
민석이네 회사 사람들이나 아버님은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로 헤어지는게 의아한 눈치셨다.
음... 왜냐면요. 사실 진정한 최종보스는 제수씨거든요. ㅋㅋㅋ
다들 해피 추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