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가 이러이러 하니까~ -
내 생각과, 내가 실제로 하는 행동과, 나의 의도와, 상대방이 받아들이는건 분명 다를 수 있다.
난 좋은 의도로 한 행동인데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는 경우가 있고.
나는 별 생각없이 던진 말인데 상대방이 기분 좋아하기도, 또 기분 나빠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o^ 요런 이모티콘. 가끔 웃는 용도로 넣긴 하는데.
민석이 말로는 내가 이것만 넣으면 비웃음이나 비아냥의 끝을 달리는 것 같아서 빡친다고 한다.
그래서 요샌 아예 안 넣거나 진짜로 비아냥 거릴때만 넣는다.
이야기를 할 때 끝에 ㅋㅋ 나 ㅎㅎ 를 붙이는 경우가 있다.
아마 평소에는 ㅋㅋ를 주로 넣고. 살짝 기분이 안 좋을 땐 ㅎㅎ를 넣나 보다.
평소에는 아무생각없이 톡을 쓰다가도, 아무생각없이 ㅎㅎ 하고 타이핑 했다가,
'아. 지금 내가 기분 나빠 보이면 우짜지?'하고 ㅎㅎ를 ㅋㅋ로 바꾸는 경우가 있었다.
보통 '오래 알고 지내면' 상대방의 리액션이나 패턴을 잘 안다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근래에 자주'봐야 리액션을 잘 아는거 아닐까.
사람이라는게 기본 뼈대는 안 바뀌지만 자잘한 부분은 주변 영향으로 쉼없이 바뀌곤 하니까..
사실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
상대방이 실수 했다면 그냥 그런 사람이면 안 보면 장땡이요,
안 볼 수 없지만 그냥 그런 관계라면 무시하면 장땡이고,
관계를 이어나가야 할 사람이라면 '내가 이래서 기분 나쁘다'던가 하고 표현하면 되는 거지.
그만큼 착착 잘 되는게 인간관계가 아니라는게 함정이긴 하지만서도..
- 자기방어 -
지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이겨봐야 별로 얻을 것도 없고. 반대로 져봐야 잃을것도 없는 일에도 목숨을 건다.
남이 보기에 자신이 되잖다는 것에 발끈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차피 우리 모두 다 되잖은 인간들인데 뭐 어때.
재밌는건 본인이 하는 예의없음과 싸가지에는 '뭐 어때'라던가 '무관심', 혹은 '심드렁'으로 편하게 포장하면서,
자신을 건드리는 사람들에게는 고슴도치와 마찬가지로 가시를 날카롭게 세운다는 것.
뭐. 서로 가시 세울거 세우고.
행여 찔려도 무시하면 좋으련만. 난 그게 잘 되지 아니하네.
정작 싸가지가 있네 없네 소리를 듣고 살고 있음에도, 난 왜 상대방의 싸가지에 상처받아야 하나.
난 그대의 싸가지를 일일이 지적해줄 필요성을 못 느끼는데 말입니다.
- 난 a지만 A는 아닙니다 -
누가 그랬더라.
고민 상담의 대부분은 정말 고민을 상담해 주길 바라는게 아니라 자길 편들어주길 바라는 거랜다.
아주 오랫동안은 저 말을 이해하지 못해서,
누군가 어떤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면 (나름대로는) 성실히 듣고, 성실히 까고(..), 성실히 이야길 했다.
그런데 어느순간 문득 깨달았다.
그 사람의 이야기는 '나는 a다!'인데, 정작 내가 '넌 A야!"라고 하면 완전 싫어하더란 말이지.
그리도 다른 사람의 A를 말하며 자기는 아닌 척 하고..
아아. 사람이란게 다들 저렇구나.
나이를 한두살 먹고 말고 따위 아무 의미 없고. 다들 생겨 처먹은대로 살다 가는구나.
나만 철딱서니 없는게 아니라 다들 이따위로 사는구나.
그래서 그냥 난 내가 좋아하는 몇몇 사람들에게만 둘러쌓여 편하고 평화롭게 살다 가고 싶다.
그대들은 나를 떠난건 아마도.
나 역시도 a면서 남들이 A라고 일기에 찡찡대고 있기 때문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