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있었던 일 기억은 하지? -
토요일 밤에 준호를 만났다.
애초에 늦은 시간에 만났고. 늦은 시간에 술 마시러 가서. 급하게 마셨다.
술을 마시고. 우동을 사먹고. 편의점에서 와인을 사서.
역시나 나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쓰러져서 잠들어 버렸다.
다음날 일어나니 우동 먹고 나서의 기억이 없었다.
아. 제기랄. 필름이 끊긴건가. 이것 만큼은 진짜 싫은데 필름이 끊겼다니..
아침에 준호한테 사고 친거 없냐고 물어보니 별 일 없었다고 한다.
혹시 사고를 쳤다고 한들, 준호가 말을 안해주면 알 재간이 없다.
이런 감각이 싫어서 필름 끊기는건 질색인 것이다.
준호가 물었다.
'와인 산건 기억 안나?'
으으. 우동집에서 우동을 맛있게 먹은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리고 냉장고를 열으니 보이는 누네띠네.
순간 번뜩! 하면서 편의점에서 와인과 안주랍시고 누네띠네를 고른 것 까지.
편의점에서 집에 오는 것 까지 기억이 번뜩. 하고 솟아올랐다.
좋아. 기억의 퍼즐은 다 맞춰졌다...!
지만. 막판에 집에 가는 나를 서울역에서 배웅하던 준호가.
'어제 이야기 한거 다 기억하지?'
하고 물을 때 왠지 모를 느낌을 느꼈다.
'물론이지!'하고 대답을 했는데, 나는 물론 다 기억한다. 고 생각하지만..
어떤 이야길 했는지도 기억 나고 말이야.
근데 준호에게 이게 설득력 있게 들릴지는 알 수 없잖아 ㅋㅋㅋ
아. 역시. 술은 곱게. 필름은 끊기지 않게 마셔야 해..
그런 교훈은 얻은 날이였다.
2월 6일 일기랍시고 쓰고 있지만, 알고 보면 2월 3~4일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