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하기 나름 -
생각해보면.
요 몇일은 사실 좋을만한 일이 없었다.
그렇다고 그로인해 내 인생에 커다란 크리티컬한 문제가 생기는 것인가?
라고 묻는다면.
글쎄. 그정도 일은 아니였다.
어찌보면 살면서 몇 번은 겪었던 일이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일도 아니고..
이는 전적으로
잘 놓지 못하는 미련한. 어찌보면 병신같은 내 습성이 이뤄낸 촌극일 뿐이다.
나도 머지않아 그려려니 하고.
정신 못 차리고 뻘짓을 다시 시작할 것이며.
상대방은 상대방대로. 애초에 나 같은건 안중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애초에 당신의 그 고고함을 끝까지 유지했다면.
그저 상상속 존재였을 것을...
입으로는 사과하지면서도,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늘 제멋대로인 것 보면, 역시 사람은 기본적으로는 바뀌지 않는 것일지도.
- 그럼에도 -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의아했던 것은.
그 순간부터 묘하게 기분은 상쾌했다는 것이다.
왜일까. 분명 기분이 엄청 좋았는데. 잠시 지나고 나니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다만 텐션은 묘하게 올라가 있는 중.
퇴근하고 집에오니 어머니께서 장롱 속에 오래된 옷을 전부 꺼내 놓아 두셨다.
늦게 퇴근해서 그냥 쉬고 싶었지만.
별 수 없이 몇번에 걸쳐 오래된 옷들. 사이즈가 맞지 않아진 옷들.
등등을 다 헌옷 수거함에 버렸다.
이 별거 아닌 행동도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더라고...
그냥 뭔가. 오래되고 낡아서 여기저기 섥혀있던. 묵은 때를 미는 느낌이였다.
이 상쾌함이 미묘하게 몇일 전. 그 좋을 것 하나 없던 순간에 느낀 상쾌함과 비슷하다 싶었다.
그래. 어쩌면.
상대방은 옛날 옛적에 끝나버려 이제 기억도 나지 않는 일을.
나는 이제서야 털어내는 기분이였기에. 상쾌했을지도.
- 술 -
술을 마시는 느낌이였다.
벌써 10년 전이라니. 그땐 그랬지. 하하. 호호.
그런 이야길 하고 있자니. 왠지 음산하고 조용한 술집에서.
회포를 푸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냥 이런 인간적인 포근함이 좋나봐.
근데 지금 좋다고. 반갑다고 생각하는 10년전... 역시. 힘든 하루하루 였을텐데.
추억 이야기에 재밌어 하는거 보면. 역시 언젠가 사람은 다 무뎌지기 마련인가보다.
한 때는 불꽃 같던.
한 때는 집착 같던.
한 때는 원망하던.
그마저도 이제는 그냥 옛날 이야기.
그래도 어제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싶어서. 늦게 퇴근했음에도 일기 쓰고 있는데..
쓰다보니 진짜 술 땡기네 ㅋㅋㅋ 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