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다 쓰러져가는 보금자리 ~스물라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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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뉴투어 아닌 서울행은 오랫만 -


 연휴다. 연휴야. 


 오랫동안 손꼽아 기다려온 연휴지만. 사실 별로 할 일은 없었다.


 어머니께서 편찮으시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도 정신없이 보냈고... 여자친구도 없고! 크앙.


 물론 연휴엔 어딜 가나 붐빌 테니까. 개인적으로는 연휴보단 한산할 때 여행가자...는 주의이긴 하다.


 이러나 저러나. 여자친구 없는건 매한가지이기 때문에, 의미없는 고민.




 세월호 뉴스를 볼 때마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아. 내가 헤어진지 벌써 ~만큼 지났구나'라는 것이다.


 안타까운 사건이였고. 이 사건으로 무능한 정부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으며.


 채 피지 못한 아이들이 스러져갔다.


 그럼에도 내가 이별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그에 대한 임팩트 때문이요.


 아직 마음 한켠에 비집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벌써 세월호도 3주기래... 잊을 때가 지나도 한참 지났다.




 다른 사람 만나서 잘 살고 있겠지. 


 너라도 잘 살아라.




 어쨋거나. 얼마전에 준호한테 한번 놀러간다고 했던게 기억 나서.


 연휴를 맞이하야 서울에 다녀왔다. 


 부천 살 때만 해도 틈틈히 가아끔 한번씩 들리곤 했는데, 서울로 이사한 이후로는 한번도 안 가봤다.


 분명 그 즈음 무엇인가에 빡쳐서 다시는 안 가겠다고 맹세했던 것 같은데.


 뭐에 빡쳤던건지 생각이 안나는거 보니, 별 시덦잖은 일이였나보다.


 으뉴투어를 제외하곤, 정말 간만에 가는 서울이다.





 원래는 버스 타고 가서. 으뉴투어를 조금 수행(..)하고 준호 만나러 가려고 했는데.


 연휴라서 고속도로가 엄청 막힌다는 네이버의 첩보를 듣고, 기차를 타고 갔다. 기차는 막히진 않으니까.





 - 독일식 삼겹살 -


 준호를 만나서는 서울역 앞의 독일식 요리집에 갔다.


 정확히는 수제 버거 집인줄 알고 갔는데(전에 민석이랑 준호랑 갔었는데 괜찮았단다),


 이제 수제 버거는 안한단다. 굳이 옮기자니 갈 곳도 마땅찮고, 독일식 요리도 별로 먹어볼 일 없으니, 그냥 먹는걸로.


 대낮에 친구랑 둘러앉아 시원한 맥주 한잔에 잘 구워진 독일식 삼겹살 먹으니.


 살 찌는 소리가 절로.... 아니아니. 맛있었다. 


 독일식 요리라고 뭔가 독창적인 맛은 아니였고...


 음. 그냥 굉장히 베이직한 그런 느낌이였다. 


 시원한 맥주랑도 잘 어울렸지만, 아쉽게도 많이는 못 먹겠더라... 


 개인적으로는 삼겹살 한덩이에 맥주 한잔이면 딱 좋을 듯! ...하지만 장사를 위해서는 그렇게 팔 리 없겠지.





 - 의외로 아늑한 그의 방 -


 어쨋거나 대충 배를 채우고서 준호 방으로 이동. 낮잠을 잤다.


 방금 기름기 넘치는 음식과 술을 마셨는데 퍼 자다니. 살이 찔 수 밖에 없다.


 20살때. 건대 입구에 살 때부터 방문했던 준호의 방 중에는 상위권에 드는 아늑함이였다.


 최고는 아니고. 상위권.


 최고는 준호가 형이랑 살던 집인데. 준호는 그다지 쾌적하지 않았을지도(..).


 어쨋거나. 낮잠 잘 잤다. 우풍같은 것도 심하지 않고. 노곤노곤히 잠이 잘 오더라고...





 - 일본식 오뎅 -


 눈을 뜬 뒤에는, 시간도 이르고 해서 카페에서 시간을 좀 때웠다.


 그냥 커피한잔 시켜놓고 때웠으면 될 텐데, 돼지 본능이 발휘되서 기어코 팥빙수를 하나 시켜먹었다.


 엄청 달았지만. 맛있었다. 어느샌가 더러운 커플음식으로 자리 잡은 팥빙수...


 옛날에는 제과점에서 푸짐한 빙수사도 3천원이면 충분했는데, 요즘은 너무 비싸... 만원도 넘고.


 게다가 개인적으로는 스탠다드한 빙수가 좋다. 통조림 파인애플 좀 들어가고, 팥 들어가고. 떡 좀 들어가고...


 요즘은 고급을 핑계로 너무 쓸데없이 돈을 높인 것 같다.


 과일빙수니 눈꽃 빙수니. 이런 잔재주(?) 부린 빙수보다는 그냥 베이직한게 좋아...




 어쨋거나. 소화시킬 겸 시간 때우로 갔던 카페에서 다시 배를 채웠다.


 그 사이에 장기도 한판 뒀고. 퍼즐도 갖고 놀고. 준호 아이패드도 구경하고 그랬다.




 그리고 동네 구경하고 싶다는 나의 의지에 따라 골목에 시장들 구경하며 한참 걸었다.


 그래. 이렇게 낯선 풍경 구경하는게 여행이지. 인생 뭐 있나.


 적당히 걷다가 눈에 들어온 일본식 선술집에서 한잔 더 마셨다.


 여기서는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특히 우리는 내일 사전투표 할 예정이였기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라던 시절도 있었고. 


 4대강 뻐큐 하던 시절도 있었고.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주던 시대도 있었지..


 과연 앞으로는 어찌 될런지.




 뭐. 보통 정치 이야긴 배틀로 끝나지만. 아쉽게도 준호와 나는 밀고 당길줄 안다.


 이리 안 맞고 서로 다른 인간이라도. 


 20년 정도 친구로 지내면(생각해보니 소름 끼치게도 진짜 20년...) 타협점을 본능적으로 느끼게 되나보다. 


 아니면 우리 둘다 조금은 어른이 되어서 상대의 말을 듣는 법을 익혔던가.


 그런 고로 정치 이야길 했지만 평화롭게 나눴다.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에 작은 술집에 들러 소주 한잔 더 마셨다.


 그날은 몰랐는데 일기로 쓰고보니까 의외로 많이 마셨네.


 그리고 의외로 많이 쳐먹었네 ㅠㅠ


 살이 찔 수 밖에 없는 하루였으나. 그래도 간만에 평화로운 하루였다.


 아아.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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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물스물™ 2017.05.20 16:47
    맹세까지 했을 정도면 굉장히 섭섭하게 했었나보다. 무엇 때문일지 짐작하기도 힘들지만, 섭섭했다면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