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이한 일상 -
옛날이라고 딱히 스펙타클한 하루하루가 진행되지는 않았을텐데.
그땐 뭐 그리 조잘댈 일이 많았나 모르겠다.
반강제적 -이를테면 학교나 아르바이트, 친구들이랑 술을 마신다던가, 혹은 연애 -으로
사람들과 부딫히다 보니 자연스레 사건사고가 생겨서 뭔가 쓸 거리가 자꾸 생겼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면 옛날의 내가 지금보다 더 감수성 넘쳐서 작은 일에도 뭔가 쓸 거리가 많았는지도 모르고..
지금의 일상은 사실 별달리 바뀔게 없다.
다니고 있는 회사가 바뀌지도 않고, 구성원도 크게 바뀌지 않는데다가
이미 5년쯤 되다보니 맞닥드리는 일에 별 감흥이 없다.
일이 많고 적음에 따른 짜증유무는 있겠지만 워낙 단편적인 감상 뿐인데다가.
회사 구성원 -이라고 해봐야 사실상 나를 빡치게 하는건 한명 뿐이지만- 에 대한 짜증도 5년쯤 되다보니 좀 덤덤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젠 나도 마음에 안들면 그냥 질러주기 때문에 -물론 최소한의 예의는 지킨다 - 더 감흥이 없을지도..
친구들도 각자의 생활과 상황이 있고. 학교만 가면 만날 수 있는 옛날과 달리
지금은 서식지(?)도 천차만별이라 친구들 만나는 것도 어찌 행사처럼 되어 버렸다.
적어도 옛날처럼 '그냥 심심하니까'보는 일은 확실히 눈에 띄게 줄었다.
그래서 일기 쓸 거리가 없다는 장황한 핑곗거리.
이럴줄 알았으면 그나마 행복하던 시절에 기록을 좀 해 놓을걸 그랬다.
할거 없고 허할때만 홈페이지를 찾다보니 어째 시종일관 우울하거나 평이한 일상만 기록되잖아.
하긴. 근데 당시엔 행복하던 시절이 계속된다거나 하는 꿈꾸던 시절이라.
별 수 없었던 것 같기도..
- 네거티브 -
아침에 눈을 떳을 때. 잠든 사이 생각지도 못한 연락이 왔었다면?
이제서야 봤다며 아무렇지 않은 듯 대꾸를 해야하나.
그런데 그런다 해도 왠지 또 돌고돌아 같은 구렁텅이에 빠진 뒤,
저 멀리 좁게 보이는 소름끼치도록 푸른 하늘만 하염없이 볼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만에 하나 등에 날개가 돋는다 해도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푸른 하늘..
아무리 생각해도 포지티브한 결과가 연상되지 않아.
그래서 오늘의 나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네거티브를 끌어안고 잠이 든다.
독한 술 딱 한잔만 마시고 싶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