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겁한 유부남과 개념없는 총각 -
그저께 미친듯이 술쳐먹은 덕에. 어젠 속이 너무 좋지 않았다.
계산할 때 보니 별로 마시지도 않았던데. 아무래도 혼자 마시는 술이란건 빨리 취하는게 맞나보다.
감정이 북받쳐 있었을테니 더 그랬을 수도 있고...
아침에 일어나선 서둘러 휴대폰 최근 기록. 카카오톡 메시지 함, 미투데이 등을 뒤져봤다.
다행이다. 사고친건 없었구나. 하며 안도했던 어제.
저녁이 되어 술 병이 나을 즈음 되고 보니. 이틀이나 이어진 병신짓에 회의감이 들었다.
도대체 뭘 하고 있는건지...
오늘은 민석이와 홍식이 만나기로 한 날이였다.
그래도 같은 분야 있는 사람들끼리 송년회는 하자. 뭐 이런 느낌?
실제로도 셋이 모인건 작년 송년회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기도 했었고...
어릴 땐 잘 못 느꼈는데.
나이가 어설프게 들고 나니까. 장소나 할 일 정하는게 큰 일이 되어버렸다.
어렸을 땐 대충 정하고 우르르 움직이곤 했는데. 이젠 다들 나이 들어서 그런지 장소 정할때도 자꾸 지 가까운데만 선호하는 것 같고.
이래저래 눈에 밟힐 때가 많이 있다(난 어리고. 장가도 못간 총각이니 다 아는 척은 못하겠다).
게다가 월요일의 병신짓을 떠올리니, 왠지 친구따위 뭔 소용이냐 싶어서.
오늘 낮에만 해도 딱 보기 싫었던게 솔직한 심정. 어떻게 약속을 취소해야 할까. 고민하기도 했었다.
감기 기운도 있었고... 그냥. 왠지 만사 싫었다.
결국은 만났다. 장소는 내가 정했다. 소고기 먹었다. 술 마셨다.
많은 이야길 하고. 웃고. 떠들고. 마셨다. 먹고 떠드는데 정신 팔려서 놀 땐 참 즐거웠다.
돈은 돈대로 썼는데, 별로 생색도 못 내고.
술 쳐먹고 여기저기 민폐끼치며. 결국 오늘도 병신같이 보냈다.
아! 이래서 내가 호구구나! 꺆.
아이러니하게도.
소고기 먹고. 신나게 술 마시니까(두당 3.5~4병 정도) 그 지독하던 감기가 뚝. 떨어져나갔다.
술도 안 먹는게 낫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쳇.
